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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소희. 제공|9아토엔터테인먼트 |
배우 한소희가 사기 혐의로 피소된 어머니의 채무를 책임질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힌 입장을 보며 이 말이 절로 맴돌았다. 2년 전 어머니 관련 빚투에 사과한데 이어 또 어머니로 인해 입장을 낸 한소희가 짠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의 어머니가 8500만원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 연예인이 한소희라는 유튜버의 방송이 이어지자 한소희가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7일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한소희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어머니 신 씨가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한소희 명의로 된 은행 계좌를 사용했다. 어신 씨는 한소희가 미성년자일 때 임의로 통장을 개설, 해당 통장을 (한소희 몰래) 돈을 빌리는 데 사용했다"고 어머니로 인한 한소희의 피해를 밝혔다. "유사한 사건이 몇 차례 더 있었다. 심지어 사문서 위조 사건도 있었다"고도 했다.
이어 "이런 일련의 사건들로 민사 재판이 진행됐고, 법원은 한소희와 무관하게 진행된 일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며 판결을 직접 공개했다.
“한소희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돈을 차용하였으나, 그로 인해 (한소희가) 채무에 대해 연대 책임을 진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울산지방법원 2021년 4월8일 판결)
소속사는 "작품이 아닌 개인사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추가설명을 드리는 건, 추후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며 "한소희는 관련 채무에 책임질 계획이 전혀 없음을 덧붙여 밝힌다. 딸의 이름을 돈을 빌리는데 이용하고, 그 딸이 유명 연예인임을 악용하여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일련의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은 이랬다. "엄마와 딸이라는 천륜을 끊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본의아니게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 강경한 대응으로 더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양해 부탁드린다."
숨은 진주였던 배우 한소희는 2020년 5월 종영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통해 빛을 발했다. 아이돌 아니면 주연급이 없다는 말이 나오던 20대 여배우 기근이 한창일 즈음 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한소희의 스타 탄생에 연예계가 반색했을 정도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은 같은해 7월 한소희 어머니에 대한 빚투가 터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소희 어머니에게 곗돈을 떼였다'는 폭로글이 올라왔고, 한소희는 다음 날 어머니를 대신해 사과하며 "피해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며 "5살 때 부모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는 가족사까지 고백했다.
또 "힘닿는 곳까지 어머니의 빚을 변제해드렸지만 금액은 감당할 수 없이 커져있었다"며 “대신 변제해 주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던 불찰"이라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았음을 드러냈다.
어머니 때문에 자꾸 입장을 밝히게 된 한소희는 요즘 한 광고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김혜수를 떠오르게 한다.
김혜수는 연예인들의 빚투가 한창이던 2019년 모친의 10억대 채무 논란에 직면했다. 당시 김혜수는 "십수년 전부터 많은 금전 문제 불화로 8년 가까이 연락이 끊긴 어머니가 혼자 행한 일들에 개입한 적 없다"며 "어머니를 대신해 법적 책임을 질 근거는 없다"고 똑부러지게 정리해 공감과 응원을 받았다.
또 터진 빚투에서 한소희는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어머니 빚은 내 빚이 아니며, 그러니 한소희 엄마라며 돈 빌려 달라면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광고 속 걸크러시 넘치는 모습처럼, 함께한 김혜수처럼 깔끔하게 정리하며 더이상의 피해가 생기지 않게 경계 경보를 울렸다.
정리가 아무리 똑부러진들, 한소희의 마음이 좋을리 없다는 것도 미뤄 짐작된다. "엄마와 딸이라는 천륜을 끊지 못하는게 사실"이라는 대목에서 확 끊고 싶지만 끊을 수 없는 천륜이라는 지독한 인연에 대한 한탄이 절로 배어나는 듯하다.
'철없는'은 이제 자식만이 아닌 문제 부모에게도 자주 적용되는 수식어다. 철이 없어서 혼자 사고 치고, 혼자 해결하면 다행인데 그 피해가 자식에게 간다. 소년소녀 가장이 많은 연예계에는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더 잦다.
자식이 사고 치면 부모 이름에 먹칠한다 했다. 그래도 부모에게는 자식 잘못 키운 책임이라는게 일정 부분 있다. 그런데 부모가 사고 치는건 자식이 어떻게 해야 할까? 날 키워준 사람은 할머니인데 그래도 내가 니 엄마라며 사고 친다면 천륜인들 끊고 싶지 않겠나.
남남은 좋다고 만나 부부가 됐다가도 틀어져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으면 다시 남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부모 자식은 그리도 못한다. 그러니 부모가 잘해야 한다. 자식이 그런 부모에게서 벗어날 도리가 없으니 말이다.
한소희는 고개 들어 당당해야
[성정은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