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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 작가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려 "지금까지 기부금 2억을 내고 세무사님께서 알려주는 대로 꼬박꼬박 세금을 내면서 제가 돈을 운용함에 있어서 나름대로 가치 있게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저 혼자 일해서 버는 돈이 아님을 알기에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나누는 것도 아쉽지 않게 했다"며 세금 잘 내고, 직원들도 생각하고, 기부금도 냈다며 먼저 잘한 일들을 적었다.
그러면서 야옹이 작가는 "제게 논란이 되는 건 제가 타는 차 소비하는 물건들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속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시국이 힘든 만큼 깊게 생각하고 조심했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노출하고 너무 가볍게 보인 것들이 많은 것 같아 스스로 부끄러워져 반성했다"고 적었다. 어떤 이유로 비난 받는지에 대해 정확히 짚었다.
야옹이 작가는 최근 동료 웹툰작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집과 차를 공개했다. 그가 여러 차례 SNS에서 공개한 슈퍼카와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등을 브랜드별로 정리한 드레스룸, MZ세대의 재테크 중 하나인 그림 등이 즐비해 화제가 됐다.
야옹이 작가의 플렉스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기 웹툰 작가인 그는 주목받는 외모를 갖춘데다 명품을 마음껏 소비하는 재력을 자주 보여왔고, 이는 부러움과 동시에 반감의 대상이 됐다. 자기가 일해서 번 돈을 당당히 쓰는데 대한 인정과, 그렇다고 어려운 이들이 늘어나는 시기에 대놓고 자랑해야 하냐는 지적이 맞섰다.
야옹이 작가의 사과문에서 기자의 눈을 붙잡는 대목이 있다.
"예쁘고 멋있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이지만 부모님은 저에게 사치와 허영을 가르치시는 않으셨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행동들을 더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저로 인해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를 드린다"라는 부분과, 이어지는 "그리고 제가 가랑이 찢어지도록 일하고 강남권 청약에 도전하는 건 어쩔 수 없이 저도 좋은 학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입장이라 이해 부탁드린다"는 대목이다.
흔히 잘못한 이들에게 하는 "부모가 어떻게 가르쳤길래"라는 비난이 자신의 부모에게는 가지 않았다면 하는 마음과 동시에, 싱글맘인 그에게 금쪽같은 아이를 강남 학군에서 가르치고 싶다는 엄마로서의 마음이 교차한다.
딸이자 엄마로 부모와 아이를 걱정한 야옹이 작가의 해명은 그래서 더 큰 아쉬움을 낳는다. 야옹이 작가의 명품 자랑은 그의 자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열심히 웹툰을 그려 번 돈으로 소비하는 것 자체를 비판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성숙한 시민이라면 남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의 플렉스는 무엇보다 내 자식에게 아무것도 못 해준 부모들을 새삼 자괴감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가랑이 찢어지게 일해도 강남권 청약은 커녕, 서울 끝자락에 내 집 한 칸 마련하기 힘든 현실에 한탄하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만은 강남에서 키우고 싶으니 이해해 달라는 그의 당부는 솔직하지만 철없다.
나는 되고, 남은 안되는 내로남불이 판치는 마당에 야옹이 작가만 질책하고 싶진 않다. 강남 8학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얼마나 되랴. 그렇지만 웹툰을 즐겨보는 이들에겐 웬만한 연예계 스타보다 더 선망의 대상인 그였기에 선망의 그림자만큼 큰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을 생각했다면 싶다.
야옹이 작가는 "나이가 들수록,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갈수록 깨닫는 것은 하루하루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다는 것, 그리고 내가 남을 도울수 있을 만큼 돕는 것... 그것이 가장 삶에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보이는 모습들과는 모
자기 모순은 웬만한 성인 군자에게서도 가끔 발견된다. 보통의 인간은 피해가기 어렵다. 내 모순을 깨달았다면, 그가 말한 가치있는 일을 더 소중히 하면 된다.
[성정은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