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딩엄빠’ 첫방 사진=MBN 예능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 캡처 |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 첫 회에서는 10대에 부모가 된 ‘고딩엄마’ 3인이 처음으로 스튜디오에 등장해, 3MC 박미선X하하X인교진, 심리상담가 박재연, 성교육 강사 이시훈과 만나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들은 10대의 성문화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는가 하면, 10대에 부모가 된 저마다의 사연을 들려줘 충격과 먹먹함을 동시에 안겼다.
‘10대 성문화’를 주제로 한 만큼, 3MC는 사전모임에서부터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박미선은 “중고등학생이 엄마, 아빠가 된다는 게 사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하하는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인교진은 “고딩엄빠가 정말 많을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들은 첫 녹화 날, 스튜디오에 미리 착석한 ‘고딩엄마’ 3인을 멀리서 지켜보다가, “방송국 견학 온 학생 같다” “나이보다 더 어려 보인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후 정식 녹화에서 박미선은 ‘고딩엄마’ 3인방과 인사를 나눈 뒤,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우선 상큼한 단발 헤어스타일의 김지우는 “11개월 딸 봄이를 기르고 있는 고3 맘”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베레모를 쓴 이루시아는 “22개월 된 아들 유준이의 엄마이고, 현재 21세”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만삭의 몸으로 교복을 입고 자리한 박서현은 “임신 34주차로 3월 초에 출산한다. 19세 예비맘”이라고 알렸다.
김지우를 포함한 이들 3인은 ‘고딩엄빠’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사회적으로 ‘청소년 부모’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이를 바꾸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이루시아는 “내 아이에게 당당한 부모이고 싶었다”라고, 박서현은 “아직도 부모님이 (출산을) 반대하셔서,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3인의 자기소개 후, 성교육 강사 이시훈은 “실제 우리 사회에 청소년 부모가 어느 정도 있냐”라는 박미선의 질문에, “2020년 통계청 기준으로, 한해에 출산하는 10대가 918명이다. 그중 15세 미만의 부모도 11명이나 된다”라고 설명해 충격을 안겼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첫 성관계 경험 나이에 대해서는 ‘평균 13.6세’라고 알려, 3MC들의 ‘입틀막’을 유발했다. 또한 이시훈 강사는 “요즘 10대들한테 성경험은 익숙한 일이고, 친구들 사이에서 성경험 유무가 하나의 라벨처럼 여겨져, 인싸(인사이더)와 아싸(아웃사이더)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10대가 잘못 알고 있는 성교육 지식과, 현재 10대의 성문화 실태를 짚고 가는 시간도 이어졌다. 유준이 엄마 이루시아는 “사정이 가까워지면 질외사정을 해 피임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이야기했고, 이를 듣던 하하는 “남자가 흥분했을 때 나오는 쿠퍼액으로도 임신이 될 수 있다”라며, 제대로 된 콘돔 착용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시훈 강사는 “임신한 친구들의 부모님이 나서서 ‘임신중절 합의서’를 작성하는 실태도 있다. 시세가 3~5억원이라고 하더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뒤이어, ‘고3맘’ 김지우가 아이 엄마가 된 사연이 ‘재연 드라마’ 형식으로 펼쳐졌다. 김지우는 혼자 자신을 키우는 ‘워킹맘’ 엄마의 심각한 간섭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엄마의 숨 막히는 간섭과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김지우는 극단 선택까지 했지만 엄마는 딸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9개월 만에 퇴원한 김지우는 엄마의 재혼 사실을 알고 방황하다가 가출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나 여기서 만난 남성과 교제 중 아이를 가졌다. 남자 측 부모님의 모진 말에 상처받기도 했으나, 김지우는 아이를 포기할 수 없어, 미혼모센터의 도움을 받아 ‘봄이’를 낳았다.
김지우의 가슴 아픈 사연에 모두가 눈시울을 붉히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박재연 상담가는 “누군가 한명이라도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런 대상을 심리학적으로 ‘자기대상’이라고 하는데, 김지우에겐 자기대상의 존재가 없었다. 제도적, 정서적, 재정적으로 많은 지원이 있어야 (김지우가) 건강한 엄마의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힘든 환경에도 불구하고 김지우는 딸 ‘봄이’와 씩씩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홀로 육아 중이지만 살림도 척척 해내고, 봄이와도 열심히 놀아줬다. 낯가림 없이 밥도 잘 먹고
[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