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지가 EXID 활동 이후 솔로 가수로서 첫 번째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솔지는 지난달 25일 첫번째 미니 앨범 '퍼스트 레터(First Letter)'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2020년 그룹 EXID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마무리한 뒤 새로운 소속사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출발한 솔지가 무려 1년 6개월 만에 내놓은 솔로 앨범이다.
솔지는 앨범 발매 전 진행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화상 인터뷰에서 컴백 소감 및 17년째 가수 활동을 하며 느낀 소회 등을 솔직하게 전했다.
새 앨범명 '퍼스트 레터'는 솔지가 팬들, 나아가 대중에 전하고 싶은 말 그대로 '첫번째 편지'다. 앨범명에 대해 솔지는 "내 첫 행보고,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편지라는 의미에서 '퍼스트 레터'라 짓게 됐다"고 명랑하게 소개했다.
"앨범에는 제가 담고 싶은 보컬 그리고 위로를 담고 싶었어요. 이별곡이라도 위로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가사도 그런 느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편안히 쉴 수 있는 곡, 들으며 위로 받을 수 있는 곡, 안아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곡을 선택하려 노력했습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계절의 끝에서'를 비롯해 이별의 아픔이 담긴 발라드 곡 '이렇게 헤어지고 있어', 리듬감이 돋보이는 소울 곡 '필로우(Pillow)'와 '해브 어 굿 데이(Have a good day)'등 총 6개의 트랙이 담겼다. 이 중 '필로우'는 솔지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곡으로 뜻 깊은 의미를 더한다.
타이틀곡 외에 추천곡을 묻자 솔지는 "다 내 새끼라 다 좋은데, 추천하자면 내가 작사한 '필로우'를 추천하고 싶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그는 "타이틀곡과 다른 분위기의 알앤비 미디엄템포 곡이다. 이동시간 동안 이어폰을 통해 듣기에도 부담 없을 곡이다. 드라이브하면서 리프레시하며 들으며 힐링할 수 있는 곡이라 추천하고 싶다"고 곡의 포인트를 전했다.
↑ 솔지는 타이틀곡 '계절의 끝에서'를 통해 위로의 감성을 전한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타이틀곡 정하는 게 어려웠어요. 몇 달 동안 고민하다 세 곡 중 고르게 됐는데, 앨범 재킷 찍는 날 현장에 계신 스태프들과 투표를 해서 골랐어요. 잘한 선택이라 생각해요."
정통 발라드를 찾아보기 힘든 시기. 댄스 가수로 활동했던 그가 발라드로 솔로 행보의 도전장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워낙 그룹 활동을 하면서 댄스곡을 많이 했기 때문에, 발라드를 고르면 더 색다를 수 있겠다 생각해서 선택했어요. 데뷔 역시 발라드로 데뷔했기 때문에 저에게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어요. 팀 활동을 하면서 강렬한 비트를 보여드렸다면 솔지로서는 발라드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겨울의 끝자락에 내놓게 된 만큼 곡 발매 시기가 제목과 찰떡인 상황.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적 시점에 대한 단상을 묻자 솔지는 "겨울에 태어나 나에게 겨울은 특별하다. 쓸쓸하고 차가움과 어울리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깨끗하고 하얗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기도 하지 않나. 나에게는 차갑다기보다는 따뜻함으로 인식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솔지가 전하는 타이틀곡의 감상 포인트는 무엇일까. 솔지는 "기승전결이 확실한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래가) 표현하면서 전개되다가 클라이막스에선 절정에 치닫는다"며 "내 마음이, 내 감정이 고조되는 그 순간을 같이 경험해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또 솔지는 "개인적으로는 가사가 예쁘다. 사랑하는 연인 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반려견이 될 수도 있는데 그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곡이다. 결국 돌아와줬으면 하다가, 나를 이렇게 살게 해줘서 고마워 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귀띔했다.
↑ 솔지는 '무한도전' 유재석의 자기고백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저는 힘든 시간을 이겨낸 사람들을 보면서 위로를 많이 얻었어요.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유재석 선배님이 본인의 신인시절을 생각하며 정말 힘들었지만, 이겨냈고 꿈을 이뤘다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어요. 곡 '말하는대로'가 나왔을 때인데, 그 방송을 보고 엄청 엉엉 울었죠. 모두가 힘든 시간이 있는데, 그걸 이겨내는 과정을 보면 강력한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저도 누군가에게 내 인생이 위로가 될 수 있게,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6년 투앤지로 데뷔, 이후 2012년 EXID로 다시 대중 앞에 서 큰 사랑을 받은지도 어느덧 10년. 그 사이 10대 소녀이던 솔지는 어엿한 30대가 됐다. 아직 창창한 나이지만 어느새 인생의 절반을 가수로 보내온 만큼 지난 시간에 대한 소회도 특별할 터다.
"항상 많은 생각이 들어요. 저도 사실 '어떻게 버티고 해냈지?' 하는 생각을 하면, 사실 딱 답은 안 나와요.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저를 믿어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고, 저를 믿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솔지야 괜찮아' 하면서, 제가 제3자가 되어 '괜찮아, 앞으로도 잘 될거야 꾸준히 열심히 하면 기회는 와' 하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힘든 시간들도, 제가 다행히 긍정적인 성향이라서, 괜찮다고 다독이며 이겨냈어요. 한편으론 저도 쉽지 않은 시간을 겪었지만 누군가를 위해, 내가 잘 되어야 누군가도 위로가 되겠구나, 그들도 본보기가 되어 잘 할 수 있겠구나, 내가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면 나부터 잘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노력했고, 좋은 일 있을 때마다 감사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는 대학 교수가 돼 뮤지션을 꿈꾸는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솔지는 "작년부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돼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17년 동안 가수 일정만 했는데 나에게 새로운 깨우침을 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ID 데뷔 10주년의 소회도 전했다. 그는 EXID로 보낸 시간 중 가장 결정적 순간을 ""EXID를 한 것"이라 꼽으며 말을 이어갔다.
"걸그룹에 도전한 게 첫번째 결정적인 순간이었던 것 같고, '위아래' 앨범이 나오기 직전이 또 결정적인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게 마지막 앨범이라 생각하고 도전했기 때문에 그 때 포기하지 않은 것, 마지막일 수도 있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지 말고 도전해보자 라고 했던 게 결정적이었죠. 그 때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고, EXID라는 팀도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 솔지는 오는 26, 27일 백암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무명의 시절을 지나, 역주행 이후 큰 사랑과 스포트라이트 속 가수로서의 여정을 이어온 솔지. 이제는 EXID 활동에 마침표를 찍고 솔로 가수로서 홀로 선 그는 현재 자신의 계절을 '초여름'에 비유했다.
"사실 마음으로는 봄이라고 하고 싶은데(웃음), 제 인생을 통틀어 보면 초여름 정도 아닐까 싶어요. 어느 정도 경험들이 쌓여 있고, 그 경험이 활짝 필 수 있는, 뜨거운 시간인 거죠."
'아이돌'로 분류되는 걸그룹의 수명은 분명 존재하지만, 솔지는 이제 비로소 시작이라고 했다. 가수의 수명에 대한 질문에 "가수의 수명은, 그 가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기량적으로는 좀 더 무르익고 연륜이 쌓일수록 더 좋은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아직 보여드릴 게 너무 많은, 수명을 생각하기엔 초입 단계"라고 무한한 성장과 발전을 자신했다.
그렇게 솔지 그 자체로서 첫번째 편지('퍼스트 레터')를 들고 온 그는 이젠 '걸그룹 보컬 끝판왕'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가수 솔지로서의 또 다른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걸그룹 보컬 끝판왕'은, 늘 감사한 수식어예요. 하지만 이번엔 걸그룹 메인보컬이 아니니까, '믿고 듣는'
솔지는 오는 26, 27일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