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방송된 MBC에브리원 '떡볶이집 그 오빠'는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를 키워드로 꾸며진 가운데, 가수 션과 국어 강사 김젬마, 알베르토와 다니엘이 손님으로 등장했다.
이날 가수 션이 첫번째 손님으로 떡볶이집을 찾았다. 김종민은 션에게 "제가 형 댄서 했었던 거 기억하시냐"고 물었다. 션은 "당연하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이경은 "저희 때야 지누션 다 알지만 요즘 친구들은 사회복지사로 알고 있더라"고 말했다. 션은 "나도 어디 강연 갔을 때 아이들이 사회복지사로 알고 있더라"며 웃었다.
션은 "그동안은 내가 할 일들이 많아 바쁘고 가족도 있고 가수 활동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며 "올해는 지누션 데뷔 25주년이니 올해는 뭔가 결과물을 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션은 3.1절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택트로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는 비대면 기부 마라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션은 "버추얼 기부런을 만든 건, 독립유공자 후손 분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보다보니 한국 해비타트에서 그분들의 집을 고쳐주는 일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찾아가보면 어떻게 이런 데서 살까 의문이 드는 그런 데서 사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이영표와 얘기하다 8.15 기념으로 81.5km 마라톤을 타기로 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3.1절엔 31km를 뛰기로 했고, 2020년 광복절에 81.5km에 도전했다"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션은 "독립문에서 한강대교 끝까지 가면 8.15km다. 그걸 10번 해야 되는 거리"라며 "그날 따라 비가 아플 정도로 내렸다. 안 쓰러지고 7시간 58분만에 81.5km를 완주했다"고 말했다.
션이 그렇게 2020년, 2021년 연속으로 마라톤을 연 결과 각각 3억, 8억이 넘는 기부금이 모였고 후손 3분께 집을 지어드릴 수 있었다고. 이이경은 "이렇게 들으니 인간의 영역을 넘으신 것 같다"며 감탄했다.
김종민은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다더라"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션은 "실제로 독립운동하느라 자산을 다 쓰시고 공부도 못하고, 그게 자손들에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마라톤 81.5km를 뛰고 엄지발가락이 빠졌다"고 말했다.
션은 "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왜 굳이 그렇게까지 하냐고. 유관순 열사가 했던 말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당신이 운동을 했다고. 나 또한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기에 달린다"고 말했다.
션은 "아내를 만나고 결혼식했을 때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느꼈다. 내가 이리 큰 행복을 갖게 됐는데 이 행복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며 "결혼한 다음날, 하루 만원씩 기부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시작됐다. 매일 모아 1년 뒤 결혼기념일에 노숙사 식당에 가서 돈을 드리고 하루 동안 봉사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하다보니 다른 것들이 보이더라.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션은 "형수님이 가장 걱정하시는 것 아니냐"는 동생들의 질문에 "이제는 나를 약간 놓은 것 같다"며 "혜영이도 내가 가정이 최우선이란 믿음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션은 "오늘 하루를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앞으로의 꿈"이라 밝혔다.
인기 국어 강사 김젬마가 두번째 손님으로 등장했다. 김젬마는 한용운, 윤동주 등 독립운동 문학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강의를 마친 후 김젬마는 "이거 하나는 기억했으면 좋겠는 것이 있냐"는 김종민의 질문에 "딱 오늘 종민님과 이경님의 모습"이라고 답했다.
김젬마는 "저는 문학을 가르치면서 끝없이 과거와 만난다.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흐름을 조금이라도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며 "그 마음을, 오늘 이 이야기를 들었던 분들이 한 번이라도 그분들의 생애와 시를 생각하고 지나가는 시간이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알베르토는 "한국문화와 잘 맞냐"는 질문에 "촬영 차 핼러윈데이에 이탈리아에 간 적 있다. 클럽에 가서 화장실에 가려고 자연스레 지갑과 소지품을 테이블에 두고 일어날 뻔 했다. 미쳤나 싶었다. 한국 문화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니엘은 "전 독일에서 자전거 5대 잃어버렸다. 심지어 체인으로 묶어놨는데 자전거가 매번 없어져있다"고 말했다.
알베르토는 "제가 중국에서 유학했다. 유학생들은 맨날 술 마시러 다닌다. 전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이 있다. 술자리가 길어지면 슬슬 다들 집에 들어간다. 근데 새벽 4시쯤 되면 남아있는 사람들이 이탈리아인과 한국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맨 처음 배운 한국말이 '독도는 우리 땅'이었다. 그땐 무슨 말인지 모르고 외우기만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이경은 "이탈리아랑 독일 때 국경일에 그 나라 국기를 거냐"고 물었다. 이에 다니엘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공식적 광장이나 그런 데선 걸긴 하는데, 사실 사람들이 개인적적으로 거는 건 많이 조심스럽다. 역사 때문"이라며 "전범국이란 과거 때문에 애국심 표현이 조심스러운 것"
다니엘은 "독일 사람들이 한국 와서 제일 놀라는 게 절 표시다.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각도가 다르긴 한데, 상징 자체가 엄청 오래됐다. 몇만 년 정도 된 상징이지만, 나치의 상징이 되어버렸따"고
알베르토는 "이탈리아에선 그 문양을 문신이나 티셔츠에서 사용하는 것 불법"이라 말했다. 다니엘은 "독일에선 징역 3년이다. 그걸 가지고 있거나 공공장소에서 보여주거나 판매하면 징역 3년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다니엘은 "일본이 욱일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옛날부터 써왔으니 올림픽에서 흔들어도 된다고 말하는 거다. 같은 논리를 나치기에 적용하면 말도 안되는 거다. 피해자 입장에선 트라우마"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한국인의 애국심에 대한 생각도 나눴다. 다니엘은 "굉장히 극단적으로 나뉜 것 같다. 택시 기사님과 대화하면 확실히 갈린다. 한국이 최고라는 말과, 여기 왜 있냐는 말로 갈린다"고 이야기했다.
알베르토는 "예를 들어 손흥민이 골 넣으면 국뽕 느낀다. 되게 좋은 건데, 반면 근거 없는 국뽕도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독일인 입장에선, 국뽕 때문에 2차대전까지 간 거다. 지나친 애국심이 파시즘, 나치즘까지 갔다.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며 "군사력과 함께 그런 군중심리가 퍼지면 위험해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한국 현대사까지 보면 말도 안된다. 일제 강점기에 전쟁과 분단에, 군사 독재 정권까지. 근데 이렇게까지 발전하고 문화를 지킬 수 있던 것은 대단하니 애국심을 지
다니엘 "헬조선이란 말 많이 쓰고 사람들 표정도 안 좋다"꼬 말했다. 그는 "사실 헬조선은 임진왜란 때였고, 일제강점기때랑 전쟁 때였다. 지금도 물론 어렵지만, 바꿀 수 있는 힘이 분명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