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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수 PD가 '모던허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사진|KBS |
KBS에서 멀티 플랫폼 전략으로 제작된 ‘모던허재’는 올 시즌 KBL(프로농구연맹) 명예 부총재로 선임된 허재가 농구 인기 부활을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뜻을 담은 유튜브 콘텐츠다. 설 특집 다큐멘터리와 파일럿 예능까지 3가지 버전으로 제작돼 시청자와 만났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2부작 특집 파일럿 ‘모던허재’ 2회는 5.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특히 허재가 허웅과 허훈 두 아들이 자신의 그늘에서 벗어나 올스타 투표 1, 2위를 차지해 자랑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힌 순간 최고 시청률 7%를 기록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모던 허재’를 연출한 이창수 PD에게 프로그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들어봤다.
이창수 PD는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묻자 “저의 첫 프로그램인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이하 당나귀귀)’도 그렇고 사회 시사적인 이야기와 함의를 담고 싶었다. ‘당나귀귀’는 땅콩 회항 사건 터지고 나서 조직 문화나 갑질 문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거다. 너무 딱딱하게 다루면 안보니까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재미 요소를 넣으면서도 조직 문화와 리더십 등 본질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것도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던 와중에 대통령 선거가 이슈였다. 사람들이 후보들을 두고 비호감이라고 이야기하더라. 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리더를 뽑는 자리인데 비호감이라고 하는지, 왜 존경받는 리더가 많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40년째 농구 대통령이란 직함을 가지고 있는 허재가 떠올랐고,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생각하는지 많은 분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처음으로 유튜브 콘텐츠에 도전한 것을 두고 “원래 하던 게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면서 재미있고 의미도 있었고 결과적으로 좋았는데,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제가 ‘당나귀 귀’ PD를 3년 동안 했다. 매주 90분짜리 예능을 만들다가 조금 더 라이트하게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유튜브 버전을 시작하게 됐는데, 일이 팔자인가 보다. 하다 보니까 일이 커지면서 여기까지 왔다. 처음부터 TV 방송까지 염두에 둔 건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체질 개선하는 것도 힘들더라. ‘당나귀 귀’는 어떻게 보면 루틴하게 돌아가는 게 있다. ‘모던허재’는 기획하고 찍은 게 아니라 허재가 부총재가 된 순간부터 쫓아다닌 게 시작이었다. 어떤 주제를 정해놓고 한 게 아니라 뭐가 나올지 모르는데 시도해보게 됐다”며 “저도 조연출 시절에 여러 예능을 해봤지만, 이런 방식은 처음이라 잘 될 수도 있고 폭망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허재 부총재님이 리더로서 면모를 납득할 만큼 잘 보여줬다. 마지막회를 많이 봐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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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수 PD가 '모던허재'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사진|스타투데이 DB |
그렇다면 이 PD가 생각하는 리더 ‘허재’의 모습은 뭘까. 그는 “버럭 리더십이라는 게 있구나 싶더라. 어떻게 보면 시대를 역행하는 리더십이다. 그런데 저는 이걸 보면서 싸워주는 리더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사람들은 조직을 잘 운영하고 사람들을 잘 이끈다면 허재 부총재는 누군가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 PD는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편파 판정 사건이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키면서 허재가 지난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의 4강전 경기가 끝난 뒤 중국 기자의 무례한 질문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이라며 버럭하는 모습이 재조명되는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허재가 소환이 많이 되더라. 만약 허재가 편파 판정을 받았다면 카메라가 잡히는 곳에서 드러눕거나 심판들에게 버럭했을 거다. 어떤 불이익을 받든 그렇게 했을 거다. 언제든지 모든 걸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있고, 필요하다면 행동을 보여줬을 거다. 그런 모습도 리더로서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더라. 찍으면서 왜 이 사람의 별명이 농구 대통령인지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재는 전 농구 선수 전태풍과 ‘덤앤더머’ 듀오를 결성, 허당미를 대방출하는가 하면 ‘버럭의 아이콘’답게 일단 화부터 냈다가도 시키는 것은 다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 PD는 “일단은 기본이 예능이기 때문에 허재랑 이야기를 많이 했다. 농구를 많이 알면서 농구 발전을 위해 신경 써줄 수 있는 사람을 생각했고, 허재가 감독으로 우승할 때 선수였던 전태풍을 생각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 캐릭터였다. 웃기려고 한 게 아니라 농구를 했던 사람으로서 사심 없이 허재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농구가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좋아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허재와 전태풍, 그리고 한기범 단장이나 강민경 아나운서 등 그런 진심이 통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설특집 다큐멘터리 버전에 코멘터리로 참여한 허웅 허훈 형제, 샤이니 최민호, 고등학교 농구스타 여준석 등도 솔직하게 임해줬고, 딱지치기를 해준 김병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