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차서원의 봄맞이 준비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기안84는 그림 로망을 실천하기 위해 여수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차서원은 이날 집 3층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음악을 작사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친구와 함께 대학가요제를 꿈꾸며 10년째 작업해오고 있다고. 차서원은 "좋은 결과는 없었다"며 부끄러워 했고, 코드 쿤스트는 "조금이라도 낭만적인 건 다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차서원은 이날 전기 온수기 설치에 성공했다. 하지만 유명 공대 출신답지 않게 서투른 모습을 보여 학력을 의심받았을 정도. 차서원은 "제가 실은 하드웨어쪽이 아닌 소프트웨어쪽 전공이라 미흡했다"며 변명했다.
차서원은 온수기 설치 후 "너무 좋다"를 반복하며 즐겁게 설거지를 마쳤다. 그는 "너무 따뜻하고 행복했다. 처음으로 설거지하고 싶단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차서원은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때 저를 많이 도와주시던 멘토 선생님들이 늘 하시던 말씀이 '너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감사함을 전해줘라'였다"고 털어놨다.
차서원은 헌혈 후 기념품을 거부하고 기부권을 선택해 훈훈함을 더했다. 그는 "헌혈은 명예의전당에 오르는 그날까지, 헌혈 멈추지 마 네버스탑"이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차서원은 "모두가 놀랄 요리를 선보이겠다"며 삼계탕을 준비하고 나섰다. 하지만 생닭 속을 파내고 아무 재료를 넣지 않은 데다, 닭 육수를 모두 붓다가 뚝배기를 뒤집어 엎는 등 사고를 쳤다.
차서원은 기본 뼈대를 직접 세운 뒤 테이블과 의자, 조명, 나무 박스로 장식까지 더했다. 차서원의 포장마차 작명 센스도 빛났다. 그는 "사랑과 낭만이 가득한 차서원의 원더랜드, '사차원'이라 지었다"고 말했고 환호를 자아냈다. 무지개 회원들은 "다음에 정모 저기서 하자. 너무 좋다"고 감탄했다.
차서원은 거실에 있던 윌슨도 살뜰히 챙겨 옥상 포장마차로 데려갔다. 이어 남영역 화려한 야경을 안주 삼아 차와 함께 닭백숙을 즐겼다.
차서원은 "오늘은 좀 욕심내서 이것저것 해봤다. 따뜻하게 설거지도 할 수 있게 됐고 헌혈로 온기도 나눴다. 오늘 크게 하나 배운 건, 멈추지 말고 늘 정진하자.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열리는 구나. 저에게도 곧 봄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안84의 목적지는 여수의 끝자락인 금오도의 동고지 마을. 전기 자전거에 이젤과 커다란 캔버스를 맨 기안84는 위기에 부닥칠 때마다 자꾸 주저앉았고, 차서원은 "멈추면 안된다"고 속삭여 웃음을 자아냈다.
기안84는 금오도에 도착했지만 아슬아슬하던 전기자전거 배터리가 결국 방전, 오르막길을 생 힘으로 올라야 했다. 기안84는 "이 거지같은 자전거"라며 욕했다. 설상가상으로 물감 가방이 찢어져 물감이 바닥에 줄줄 새기까지 했다.
다른 무지개 회원들이 "사서 고생한다. 이쯤이면 멈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차서원은 "아직 멈추긴 이르다"며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기안84는 자전거와 짐을 모두 이끌고 육두문자를 섞으며 언덕을 올랐다. 전현무는 "저건 정신줄 놓은 것 아니냐"며 웃었다.
마을에 도착한 기안84는 기력을 소진해 길바닥에 누워버렸다.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가운데 차서원은 또 "아직 어둠이 오지 않았다"고 했고, 기안84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오르막길을 또다시 올랐다.
기안84는 "콧바람 공기까지 받아들이는 그런 느낌. 황금 들녘에서 그림 그리는 공기를 느끼는 게 목적이었기에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해가 지는 바람에 기안84는 추위에 콧물을 훌쩍였다. 전현무는 "예술가는 춥고 배고파야 한다고 했는데 딱이다"고 말했다. 결국 그림이 채 끝나지 않았을 때 어둠이 찾아오고 말았고, 기안84는
기안84는 "처음엔 컴퓨터 보고 그리면 되지, 했는데 아니더라.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기안84는 민박집 방에 앉아 작품을 마무리지었다. 그는 "아직도 붓질이 어색하다. 근데 재밌다. 왜냐하면 수많은 대중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내 마음에 들기 위한 그림"이라 진솔한 마음을 털어놨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