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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 사람들’ 리뷰 사진=JTBC |
JTBC 주말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기상청 사람들’은 시작부터 강렬하고 신선했다. 기상청이라는 장소에서 펼쳐지는 일들과 사랑이야기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로움을 선사했다.
특히 윤박과 박민영의 파혼, 송강과 유라의 이별, 그리고 그 원인에는 윤박과 유라의 ‘바람’이 있었다는 것은 충격의 전개였다. 여기에 박민영, 송강의 동침 뒤 새로운 사내 비밀 연애를 하게 된 것까지, 급속도로 변하는 로맨스의 향방이 갑자기 찾아온 소나기와 같은 매력을 남겼다.
무엇보다 믿고 보는 ‘로맨스 퀸’ 박민영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극 중 그는 냉철한 듯 하면서도 그 속 어딘가에 따뜻함이 있는 본청 선임 예보관 진하경 역을 맡았다. 날씨를 예보하는데 있어서 신중하면서도 냉철하게 분석하는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송강과 서로 마음을 확인한 뒤 보여주는 간질간질하고 묘한 풋풋한 로맨스는 소나기 뒤 해가 뜬 것처럼 맑은 웃음을 피워냈다.
더불어 박민영은 윤박의 바람 현장을 목격, 파혼을 하게 된 아픔을 절절하고 애틋한 감정으로 표현해냈다. 뿐만 아니라 윤박이 적반하장으로 뻔뻔한 행동을 보이자 속 시원하게 대응하는 모습은 고구마와 함께 사이다를 선사하며 박수를 치게 만들었다. 이후 박민영은 송강과 묘한 기류를 보이며 동침까지 하게 된 가운데 어떻게 전개가 흘러가게 될지, 날씨처럼 급변하는 로맨스의 향방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박민영의 활약과 함께 돋보인 것은 윤박의 밉상 연기였다. 이렇게까지 찌질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제작발표회 당시 윤박은 “‘어떻게 이런 인간이 있나’ 싶을 정도로 한기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이 정말로 이해가는 순간들이 ‘기상청 사람들’에서 펼쳐졌다. 윤박은 한기준 역할에 몰입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아 원형 탈모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이 인간은 도대체 뭘까?’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기상청 사람들’의 1, 2회 방송 이후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윤박의 말에 ‘충분히 그럴만한 캐릭터였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그만큼 한기준(윤박 분)이라는 캐릭터는 역대급 찌질남이었다. 그리고 윤박은 이를 찰지고 얄밉게 소화해냈다. 한기준은 바람을 피운 당사자에, 위자료로 공동 명의의 아파트를 진하경(박민영 분)에게 넘겼지만, 집값의 절반을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진하경이 필요한 것은 가져가라고 말하자, 두 사람의 구 신혼집에서 가전 기구를 대부분 가져갔고, 과거 직구 상품으로 구매한 제품을 국내 제품이라고 속여 진하경에게 돈을 더 받아낸 사실들이 연이어 포착돼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만들었다.
이에 한기준은 진하경이 분노하자, 자신의 열등감으로 진하경에게 큰 소리를 내며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윤박은 정말 리얼 찌질남 그 자체를 연기해 놀라움을 안겼다. 뻔뻔한 태도, 오히려 자신이 더 화가 나는 상황이라는 모습을 표정과 제스처 등을 통해 고스란히 담아냈다. 여기에 박민영의 반격이 더해지자 당황하는 모습으로 찌질함을 더하며, 한기준이라는 캐릭터의 뻔뻔함과 ‘정말 왜 이럴까?’ 싶은 태도를
그런 가운데 박민영, 송강, 윤박, 유라의 로맨스가 이제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소나기가 지나가고 해가 화창하게 뜨는 것처럼, 박민영과 송강의 비밀 사내 로맨스가 평화롭게 이어 갈 수 있을지, 윤박과 유라의 로맨스에도 균열이 생긴 가운데 기상청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일들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주목된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