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돌파감염 쓰나미...방송가 ‘노마스크’ 공포

↑ 최근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SNL 코리아’. 사진ㅣ쿠팡플레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0만 9831명에 달한다.
방송 연예가도 감염자 폭증 여파에 연예인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부분 백신 2차, 3차 접종을 마치고도 확진된 돌파감염으로 ‘노마스크’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다시금 불어닥치고 있다.
최근 방송가는 대부분 촬영 전 출연진과 제작진의 자가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방송 자막에는 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촬영했다’는 안내 문구가 나오지만, 정작 출연진은 보호받지 못한다. 기본 방역 수칙인 마스크를 쓸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행 감영법 예방법에 따르면 얼굴을 보여야 하는 공연과 방송 출연의 경우 의무착용에서 예외를 두고 있다. 다만 촬영 이외의 현장에서 마스크를 꼭 써야 하고, 거리두기와 환기 및 소독 등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매체의 특성상 ‘노마스크 촬영’이 확진자 급증에도 여전히 허용되고 있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코로나 확진 연예인들. 사진 ㅣ스타투데이DB

촬영장의 방어선은 이미 무너진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스태프 포함 30~50명이 모인 촬영 환경이어서 코로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 같은 프로그램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온다. 최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 코리아’에서 스태프와 출연진 중 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가 그렇다.
SNS와 포털사이트 관련 기사에 올라온 댓글을 살펴보면 “스태프는 마스크 쓰고, 연예인은 노마스크, 그게 무슨 소용인가”, “드라마에서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이 나오면 이젠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공개 음악 방송들의 경우 사전녹화를 늘이고,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해왔으나 가수들의 추가 확진도 쏟아지고 있다.
촬영 현장 외에 촬영 전 방문하는 헤어숍은 연쇄 감염의 근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거의 모든 방송 출연 연예인들이 촬영 전 헤어숍을 찍고 방송국으로 출근한다.
유명 연예인들을 보유한 한 연예기획사 이사 C씨는 “방송 촬영보다 더 위험한 곳이 숍이다.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마스크를 벗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어렵다”며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실제로 숍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류스타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대표 A씨는 “매일 누가 확진됐다, 밀착접촉자라는 기사를 보는 게 힘들고 심적으로 황폐해지는 기분”이라며 “드라마 촬영장은 다들 긴장 상태로 촬영에 임하고 있으나, 조단역 배우들이 여러 현장을 겹치기 출연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촬영신들을 뒤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작가 겸 방송인 곽정은은 지난해 “방송 제작 환경에도 분명히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권이 있어서가 아니라 권리가 없다”며 “이 팬데믹 시대에 마스크를 쓰는 것은 의무이면서 동시에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보여주기식 방역’이 아닌, 새로운 대책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