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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 그 아픔의 기억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도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난다.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 故 김순악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보드랍게’(감독 박문칠)다.
'보드랍게'는 여든 두 살 왈패 순악 씨의 전쟁 같은 삶을 말과 그림으로 이어 아름다운 꽃으로 피워낸 ‘고운’ 영화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아픈 역사와 마주해야 할 개인의 삶을 통해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선, 새로운 얼굴,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을 위로한다.
'마이 플레이스'(2014), '파란나비효과'(2016)를 연출한 박문칠 감독과 사단법인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제작한 영화는 김순악 할머니의 유년시절부터 한국 사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로 목소리를 내기까지 과정을 애니메이션과 인터뷰로 재구성 했다.
기존의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선과 깊은 문제 의식으로 출발한 프로젝트답게 주인공 김순악 할머니를 단순히 ‘피해자’라는 프레임으로 가두지 않고, 그의 삶을 입체적이고 통시적으로 조명한다. 이를 통해 여성 김순악의 20세기 과거와 21세기 우리 시대 여성들의 현재를 함께 이으며 공감과 위로를 불러일으킨다.
해방 후 수십 년간 침묵을 강요당하며 삶이 곧 전쟁이었던 시간을 통해 일본의 책임을 물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못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꼬집기도 한다. 나아가 21세기‘여성’에 대한 시대적 화두를 보다 깊고 새롭게 제시한다.
이 같은 작품성과 진정성을 인정 받아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름다운 기러
‘위안부 영화는 보기 힘들다’는 통념을 기분 좋게 깨부수는 짙은 향기가 인상적. 김순악 할머니의 매력에 푹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웃음과 감동, 공감과 위로까지 받을 수 있다. 오늘,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볼 기회도 얻게 될 것이다. 오는 23일 개봉.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