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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규 감독이 `지우학`을 12부작으로 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제공| 넷플릭스 |
이재규 감독은 "처음엔 8부작이 될 수도 있었고 14부작이 될 수도 있었다. 구성을 하면서 적합한 회차를 조율하자고 했다.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하려면 12부작이 제일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시청자들은 12부작이 힘들 수도 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빠져들게 해보려 했다. 부담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12부작이어야 했다"라고 밝혔다.
12부작을 채운 '지우학'의 주역들 대부분은 그리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이 아니었다. 이 감독은 "실제 캐릭터에 가까운 배우를 찾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인공 캐릭터 중 하나인 청산을 예로 들며 "실제로 청산에 가까운 배우를 찾으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빠르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데 윤찬영 배우는 그렇지 않았다. 느리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배우더라"라고 말했다. 또 "나머지 배역들도 근접한 인물을 찾으려고 했다. 가장 연기를 잘할 수 있는 배우 중 어린 배우를 찾으려고 했다. 또 그들 사이에 조화롭게 앙상블을 이룰 수 있을지 많이 생각했다. 대본 연습을 하고 아이들도 연습해 가는 과정 초반에는 스스로들 놀랐다. '나를 제외하고 캐릭터와 배우들이 비슷하다'더라. 캐릭터와 비슷한 배우들을 찾으면 많은 것이 자연스레 해결될 거라 생각했다. 캐릭터에 실제 모습이 적지 않게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극중 러브 라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뜨겁다. '지우학'은 살아남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좀비물인 만큼 러브 라인은 자칫 사족이 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우정과 사랑은 10대에게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사랑과 우정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0대에게는 우정과 사랑이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고요. 살고 죽는 문제만 있으면 지칠 것 같았고 사랑과 우정에 대한 문제들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 사이의 사랑과 우정에 대해 재미없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어떤 분들은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지우학'은) 호러, 좀비 마니아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했어요. 또 실제로 아이들에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지우학'은 지난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에 이어 고퀄리티 K드라마로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재규 감독은 "지난해 '오징어 게임'이 공개됐을 당시 전 세계적인 호평과 폭발적 반응이 신기하고 기뻤다. 황동혁 감독과 절친인데 (당시) 전화를 했다"고 들려줬다. 이어 "'내년엔 내 작품도 나가야 하는데 부담된다'고 했더니. '뭐가 부담 되냐 (내가) 문을 살짝 열었는데 부담 가지지 마라. 나한테 고마워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며 당시 황동혁 감독의 응원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지금도 '오징어 게임'과 비교되는 것이 부담이다. '오징어 게임'은 넘사벽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가지더라"라고 추켜세우며 "열린 문으로 콘텐츠들이 잘 배달돼야 한다. '지우학'이 '오징어 게임'을 잇는 콘텐츠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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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규 감독은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과 대화를 공개하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제공| 넷플릭스 |
'킹덤'부터 '오징어 게임', '지옥', '지우학' 등 디스토피아적 내용을 그린 콘텐츠가 인기를 얻었다. 이유가 뭘까.
이 감독은 "다 죽어나가는 아수라장이다. 이것을 절망의 시작이냐, 희망의 씨앗이냐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끊임없이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다. 이런 비극을 통해서 지금 행해지고 있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폭력을 바라보며 폭력의 비극성을 느끼길 바랐다. 재미있게 즐기되 어른이 되면서 희망적인 것들, 뜨거운 가슴을 잃는 것 아닐까 생각해주면 좋겠다. '아이들이 어른인 우리보다 못한가?'라는 생각도 해주면 그런 것들이 조금씩 사회가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당부했다.
'킹덤'에 이어 '지우학'까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K좀비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한국 좀비물에 관한 관심이 높다. 이 감독은 한국 장르물이 인정 받는 강점으로 '흥'과 '감정'을 꼽았다.
"한국인들은 흥도 있고 감정적으로도 깊어요. 공감할 때 보면 서양인보다 깊게 공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