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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해.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
설 특집 최고 시청률의 주인공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2 설 특집 기획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였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연출한 문석민 PD에게 이번 공연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들어봤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는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데뷔해 66년째 연예계 현역으로 활동 중이며 지난 1988년 5월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는 국민 MC 송해를 위해 후배들이 꾸민 헌정 공연 무대를 담았다. 송해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해 재구성, 노래가 어우러진 ‘트로트 뮤지컬’ 형식으로 제작됐다.
이번 헌정 공연은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유년 시절의 송해가 한국 전쟁으로 피난을 내려와 열정 가득한 창공악극단 활동을 거쳐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일요일의 남자’ 송해로 자리 잡기까지 드라마 같은 일대기를 담아 감동을 전했다.
송해와 함께 10년 가까이 ‘전국노래자랑’을 함께하고 있는 문석민 PD는 3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6개월 전쯤 선생님 관련해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겠다 싶더라. 선생님 연세도 있고 어떻게 하면 선생님에게 의미 있고 화려한 무대를 선사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선생님을 위해서도 있었고, 선생님이 그간 시청자분들의 사랑을 받았으니까 어떻게 돌려줄까 계속 고민했다"면서 "기존에 헌정 프로그램이나 공연을 보면 주로 자기의 히트곡이나 주제에 맞는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의 삶 자체가 한국 근현대사고, 방송의 산증인이지 않나. 그런 선생님의 삶을 소재로 뮤지컬 형식을 하면 어떻게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헌정 공연의 대본은 문석민 PD가 2명의 작가와 함께 직접 썼다. 그는 “선생님의 모든 삶 속에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남아있다. 어머니와 헤어지고 내려오신 뒤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도 있을 테고, 선생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이 될 수도 있고,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향한 마음도 있으실 거다. 제가 선생님을 곁에서 느낀 건 어머니를 향한 깊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어미니를 향한 그리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보도자료나 방송 전 자막에 밝혔듯이 100% 실화는 아니다. 선생님의 실화에 근거해 상상력을 입혔다. 예를 들어 선생님의 고향이 황해도 재령은 맞지만, 어머니와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건 아니다. 선생님은 어머니에게 인민군을 피해 잠시 떠나있다고 집에서 인사드리고 나오셨고, 연평도에서 미 군함을 타고 부산으로 가셨다. 극적 요소를 위해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걸로 나왔다. 선생님이 창공악극단에서 데뷔한 것도 맞고 두부 장사를 잠깐 한 건 맞지만, 창공악극단 사람을 좋아하는 건 상상이다. 선생님이 부인과 만난 건 군대 고참 소개로 만나셨다. 선생님의 실제 삶과 극적인 요소를 위해 섞은 부분이 있다. 시청자들이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번 공연의 선곡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문 PD는 “뮤지컬은 창작곡 위주로 하는데, ‘전국노래자랑’에서 아름다운 우리 가요를 많이 부르지 않나. 그냥 노래만 하는 것보다는 스토리와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생각했고 고향, 어머니,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스토리에 가수들에게 어울리는 곡을 선곡했다”고 귀띔했다.
특히 그는 이번 공연에서 자막을 크게 넣은 이유에 대해 “방송을 시청하는 어르신을 위한 것도 있지만,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가수들이 아무래도 전문 배우는 아니지 않나. 가수들의 노래로 연기를 했는데, 노래에 담긴 가사를, 각 배역의 마음을 시청자에게 더 잘 전달하기 위해 크게 제작했다”고 밝혔다.
또 문 PD는 “가장 신경 쓴 건 ‘내 인생 딩동댕’을 부를 때 세로로 자막이 나왔다. 선생님 노래할 때는 선생님을 향한 조명 빼고는 대부분 조명을 쓰지 않고 검은 배경으로 처리했다. 화려한 LED 조명효과보다는 선생님 본연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내 인생 딩동댕’은 선생님을 위해 예전에 쓰인 곡인데, 가사가 선생님의 인생과 같다. 선생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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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해. 사진|KBS |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에는 ‘전국노래자랑’ 출신이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정동원, 이찬원과 영탁, 신유가 나이별 ‘송해’ 역할을 맡아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 송해 어머니 역에는 국악인 박애리가, 송해의 첫사랑 역에는 설하윤이, 창공악극단장 역은 가수 태진아가 출연했다. 또 ‘전국노래자랑’과 인연이 깊은 송소희 박서진 김태연 홍잠언 등도 함께해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
문 PD는 “‘전국노래자랑’이 상당이 역사가 깊은 프로그램이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고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의미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고, 인기 스타보다는 ‘전국노래자랑’과 인연이 깊은 분들을 위주로 섭외했다. 관객들도 이왕이면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섰던 분들을 초대하고 싶어서 일일이 연락해 200여 분을 모셔서 하게 됐다. 김태연 홍잠언처럼 최근에 나온 어린 스타들도 있고, 박서진 송소희 정동원 이찬원도 그렇다. 태진아 김연자 등도 초대 가수로 함께했던 분들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그래서인지 녹화할 때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객석이나 출연했던 분들 모두 하나 되는 마음을 느꼈다. 송해 선생님을 중심으로 가족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들 요새 스케줄이 바쁜 분들인데, 송해 역을 맡은 분들 모두 흔쾌히 응해주셨다. 정동원도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해줬다. 다들 전공 분야가 아닌데,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아쉽다고 하는 분들도 있을 거다. 제 개인적으로는 정말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노래로서 선생님의 상황이나 심정을 잘 표현해줘서 반응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박애리 씨도 연기력이 감명 깊었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잘해줘서 감동적으로 전달됐다. 설하윤도 이번 공연을 위해 에어리얼 후프도 직접 배웠다. 한두번 연습해서 되는게 아닌데, 직접 배워서 열심히 해줬다. 정말 감사하다. 김태연 홍잠언 송소희 박서진 모든 분이 열심히 해줬다. 태진아 선배님도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도 해주고 맛깔나게 살려주셔 감사하다”고 두루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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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 송해와 출연진 사진|KBS |
이번 공연을 위해 6개월 동안 제작진도 출연진도 최선을 다했다. 특히 연로한 송해의 건강에 신경 쓰며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문 PD는 “선생님이 처음에 이야기를 듣고 무척 좋아하셨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다. 연기나 멘트도 끝까지 하시겠다고 하더라”며 “선생님 건강이 안 좋아져 녹화를 거의 못 할 뻔하기도 했다. 녹화 앞뒤로 몇 번 병원에도 잠깐 다녀오셨다. 연세 때문에 큰 공연을 소화하기가 힘드시다. 선생님도 걱정하고 애쓰셨는데,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셨다. 제작진도 선생님 건강을 체크하면서 사전 녹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녹화 끝날 때까지 녹화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다들 조마조마했는데 잘 끝나서 만족스럽다. 선생님도 끝나고 만족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제목이 중요하지 않나. 선생님이 수많은 세월을 시청자 관심과 사랑을 받아오셨고 시청자에게 꿈과 행복을 주신 부분이 있어서 본인과 오랜 세월 함께 해준 마음에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 선생님도 제목을 좋아하셨다. 마지막 부분에 엔딩에서 하신 딩동댕의 의미는 대본에 없었다. 저희도 녹화하면서 처음 들었던 거다. 선생님의 진심을 담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 ‘비 내리는 고모령’ ‘내 인생 딩동댕’을 직접 부르는 등 감동을 더한 송해의 방송 후 반응은 어땠을까. 문 PD는 “선생님이 방송 끝나자마자 저에게 전화를 주셨다. 댁에서 방송을 보시고 저에게 전화를 주셨다. 너무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제작진, 시청자 등 모든 사람에게 하신 말씀 같다. 저희 제목이랑 일맥상통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희도 시청자와 같은 마음이다. 선생님이 건강하게, 방송 생활 오랫동안 계속하셔서 시청자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지속되길 원하고 있다”면서 “시청자 반응이 좋아서 제작진도 감사하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