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왜 안하니?”
명절이면 어김없이 듣던 잔소리. 수년간 명절 스트레스 1위를 달렸던 이 질문은 몇 년 후 쯤이면 영영 사라질 지도 모를 일이다. 결혼을 안하고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 인생이다. 뚜껑 열리게 하는 배우자 보단 죽이 척척 잘맞는 친구가 내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해준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중요치 않은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마음 맞고 잘 통하는 소울메이트가 있다면 인생의 보배를 얻은 것이나 다름 없다.
연예계에는 특히 화려한 싱글이 많다. ‘스카이’와 ‘캘빈’의 꽁냥 케미를 능가하는 남녀 절친들의 케미는 더 이상 오해의 대상이 아니다.
송혜교 유아인은 때로는 연인보다 달콤하고, 진한 우정을 나눈다. 같은 소속사 선후배로 인연을 맺은 이후 현실 남매 케미로 서로를 공개 응원하거나 밀착 스킨십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30년 가까운 영혼의 단짝 가수 엄정화와 정재형은 서로의 생일을 애인 보다 더 살뜰하게 챙기며 부러움을 샀다. 공유 공효진은 광고에서도 찰떡 케미를 보여준 막역한 사이다.
연예계엔 성별을 넘어 찐 우정을 나누는 단짝들이 여럿 있다. 붙어 다녀도, 여행을 같이 가도, 볼을 맞대도, 설령 품에 안겨도 열애설은 안 난다. 그들은 애인 보다 잘 통하는 ‘남사친’ ‘여사친’이기 때문이다.
송혜교 유아인, ‘사랑 보다 깊은 우정’
↑ 송혜교 유아인. 사진 ㅣ송혜교 SNS |
송혜교와 유아인은 같은 소속사 식구로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때론 누나와 동생 관계로, 때론 동시대를 함께 하는 톱배우로 돈독한 우정을 쌓아왔다.
서로의 작품이 개봉하거나 촬영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SNS를 통해 열띤 응원을 보낸다. 바쁜 스케줄 속에 시간을 쪼개어 커피차를 보내거나 시사회에 참석하는 등 찐우정도 보여줬다. 그동안 공개된 송혜교 유아인의 투샷은 알쏭달쏭 분위기로 오해를 불러올 법도 하지만, 열애설은 커녕 특급 우정을 나누는 절친으로 훈훈함을 줬다.
유아인은 지난 1월 8일 종영한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촬영장에 어김없이 커피차를 보냈다. 당시 플래카드에 새긴 “사랑합니다. 송혜교 씨, 만수무강하세요 -엄홍식 드림”이라는 문구는 두 사람의 허물 없는 우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엄정화 정재형, 30년 우정…“내 묘비에 새겨질 사람”
↑ 엄정화 정재형. 사진 ㅣ엄정화 SNS |
엄정화와 정재형의 절친 스토리는 30년 이상 산 ‘부부케미’ 수준이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정재형은 엄정화를 “내 묘비에 새겨질 사람”이라고 얘기했고, 엄정화는 정재형을 “영혼의 소울메이트”로 생각한다.
정재형은 엄정화를 서핑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엄정화는 “네가 서핑 하자고 해준 게 인생에서 너무 고맙다”며 “서핑을 하고 나서 내 삶이 달라졌다. 원래 나는 도시를 떠나서 살 수 없고 여행 패턴도 도시 관광이었다. 그런데 서핑을 시작한 이후 이런 걸 벗어나서 시골에서도 살 수 있구나를 알게 됐고, 그러면서 소비하는 것도 달라졌다”고 정재형으로 인한 변화를 전했다.
정재형은 “엄정화와 취향과 시선이 닮아서 서로 자극되는 게 있다”면서 “엄정화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칭찬하고 싶고 용기를 주고 싶은 친구다. 지금에 머물지 말고 또 다른 시선과 취향을 찾아 함께 여행 해야겠다”고 밝혀 뭉클함을 안겼다.
‘꽁남매’ 공유 공효진, 열애설 안 나는 이유
↑ 공유 공효진. 사진ㅣSSG 광고 한 장면 |
공씨 성을 가진 공효진과 공유에게 붙은 애칭으로, 두 사람은 지난 2005년 SBS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 등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평소에도 막역한 사이로 동반 광고에서 찰진 케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과거 공유가 정유미와 뜬금포 결혼설에 휩싸였을 때 공효진의 원망 섞인 반응도 화제였다. 공효진은 공유 정유미 결혼 루머 게시 글에 “참 미칠 노릇이다. 왜 나랑은 절대 안 나는 걸까? 그게 더 싫어!”라는 내용의 댓글을 남겨 웃음을 줬다. 두 사람 모두 아직 싱글, 한 번쯤 열애설에 휩싸일 뻔도 하지만,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알고 보니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 공유는 곡부 공씨의 79세손, 공효진은 81세손인 친척 관계로 알려졌다.
홍석천 왁스, 영혼의 단짝 “인공수정으로 애 낳을래?”
↑ 홍석천 왁스. 사진 ㅣ홍석천 SNS |
홍석천은 왁스를 영혼의 마누라로 칭한다. 한 방송에서 “사랑하는 사람은 식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지 않냐. 그것과는 결이 다른 동반자 느낌”이라며 왁스와 돈독한 우정을 전했다. 왁스 역시 “친하다고 해서 다 살고 싶진 않은데, 홍석천 씨가 옆에 있으면 의지가 된다.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단 확신이 든다”고 밝혔다.
왁스는 홍석천으로부터 인공 수정 제안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홍석천에게 ‘애를 안 낳은 게 후회가 된다’고 말했더니 홍석천이 ‘나랑 인공 수정으로 낳을래’라며 물었다”며 웃픈 일화를 전했다.
보아 유노윤호, 열정만수르 찐우정 “이란성 쌍둥이 우리 같지 않을까”
↑ 보아 유노윤호. 사진ㅣMBC |
유노윤호는 “인생에서 진짜 힘든 순간이 2번 있었다. 그때마다 보아가 어떻게 알고 나타났다”면서 “동성인 남자 친구들보다 더 큰 의리가 있다. 오래 보고 싶은 친구다”고 보아를 향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유노윤호는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나 결혼하거나, 너 결혼하면 서로 울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아 역시 “자주 연락도 안 하는데 만나면 어제 본 것처럼 당연하게 느껴진다. 이란성 쌍둥이가 우리 같지 않을까 싶다”고 공감했다.
‘남녀 사이에 과연 친구가 가능할까’란 물음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뜨거운 논쟁거리다. 한 조사에 따르면 남자는 45%, 여자는 61%가 이성 간 친구 관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험난한 삶에 따뜻한 위로와 등불이 되어주는, 그들만의 사랑과 우정 사이엔 묘한 울림과 감동이 있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