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해봄 PD가 앞으로도 직접 출연을 하며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공| 카카오TV |
권해봄 PD는 "나이스한 사람은 웃는 낯으로 사람을 대하고 칭찬을 많이 하니까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경규는 평소 과묵하고 화난 얼굴로 있을 때도 있지만 툭 한번 들어올 때가 있다. '너는 잘해', '성공할거야', '잘 만든 작품이야' 등 칭찬을 해줄 때 감동이 오더라"면서 "약간 조련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원래 무뚝뚝한 사람이 한마디 좋은 이야기 해주면 확 와닿는 게 있다. 그게 이경규 매력 아닐까 싶다. 또 인물에 대한 통찰력, 콘텐츠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 예능의 핵심이 뭔지 안다. 지상렬이 '찐경규'에 나왔는데 '너는 20~30년 동안 히트작이 없다. 지상렬이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라고 하더라. 공감 되면서 통찰력 있는 이야기를 해주더라. 사람이나 현상을 보는 통찰력이 뛰어나다"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찐경규'는 펭수, 승우아빠 등 유튜버들과 컬레버레이션 하고 딸 이예림, 사위 김영찬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수중 화보 촬영, 미담 제조, 재입대 체험, 방탈출, 당근마켓 거래 등 여러 기획을 통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사랑을 받은 비결을 묻자 권 PD는 "초반에는 기존 스타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면서 팬층을 흡수하려고 하기도 했다. 또 어그로라고 하지 않나. PD와 출연자가 싸운 걸 온라인 커뮤니티에 몰래 퍼트리고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기도 했다. 기존 매스미디어에서 방송인이 하기 어려운 도전을 남김없이 해봤다. 이런 모습들이 MZ세대에게 공감 받지 않았나 싶다"고 봤다.
이경규의 열린 자세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권해봄 PD는 "이경규가 새로운 일을 하는데 거부감이 없고 새로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더라. 프로 방송인 답게 누워서까지 방송을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웃긴 사람은 어디 안 가는 것 같다. 이경규의 장수 비결은 '예능감'이다. (그 예능감이 뉴미디어에서도) 똑같이 먹히는 것 같다"고 예능인 이경규를 분석했다.
마지막 회 '운수 좋은 날' 편에서 이경규는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지만 끝내 눈물을 보이진 않았다. 권 PD는 "울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눈물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마지막 회라도 해복하게 끝내고 싶어서 끝내주고 행복한 하루를 만들려고 했다. '몰래카메라'를 오래 했는데 눈치 못챌리 없을 것 같아서 폭주하기도 했다. 너무 재미있었다고 좋아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마무리할 때 제가 뭉클했고 후련하다는 생각도 들더라. 이야기가 완결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회 다른 에피소드를 짜려고 노력했다. 1년 4개월짜리, 67부작 다큐멘터리를 만든 것 같다. 기승전결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더라. 눈물을 보이진 않았지만 지금도 통화하면서 아쉽다는 감회를 서로 나누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떠나보내며 권 PD는 "'찐경규'는 80점 정도였다"며 점수를 줬다. 이유로는 "더 많은 분들의 사랑과 공감을 받는 그런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많은 분에 다가가지 못한 것 같다"며 "콘텐츠 인지도는 높은데 에피소드마다 조회수가 들쑥날쑥 했다. 다음 작품에는 더 점수를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점수와 별개로 '찐경규'는 권해봄 PD에게 여러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권 PD는 "제작이 아니라 출연에도 제 이름이 있다. 출연까지 하면서 역량을 쏟아부었다. 첫 연출작이라 가지는 의미도 크다. 진심으로 열심히 했다. 저 권해봄과 이경규의 진심이 다 담긴, '찐심'이 담긴 프로그램이었다"고 돌아봤다.
권해봄 PD는 방송으로 얼굴을 알린 PD 중 한 명이다. 이로 인한 부담감은 없을까. 권 PD는 "우연한 계기로 카메라 앞에 서게 됐다. 이후 종종 카메라에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나영석 선배가 '1박 2일' 이후 tvN에서 만드는 예능들은 '나영석'이라는 장르가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생각한다. 저는 나영석 선배와는 조금 다른 롤이다. '모르모트 PD'라는 이름으로 콘텐츠를 직접 배우기도 하고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캐릭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다른 PD들처럼 출연에 부담을 느끼고 카메라 뒤가 편하다. 무대 공포증이 심해서 주목 받는 게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찐경규'에서 에피소드에 따라 내레이션을 직접 했던 것처럼 유용한 면도 있더라. 방송에 직접 출연하면서 차별화가 있을지 해보겠다"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 권해봄 PD가 `찐경규 시즌2`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이경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카카오TV 캡처 |
권해봄 PD는 지상파인 MBC에서 카카오TV로 이적해 '찐경규'를 선보였다. 권 PD는 "(콘텐츠 시장의) 변혁기 같다"고 최근 흐름을 짚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에서 성공했다. K콘텐츠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한다. 플랫폼을 통해 K-예능도 글로벌 시장에 확장되어 나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꿈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콘텐츠들도 기획해 봐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있다. 이제는 꿈이 아닌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TV에서 10년 정도 일하고 카카오TV로 왔는데 많은 부분에서 자유롭다. 소재라든지 심의, 시간적 제약, 출연자 등 상상력이 더 커지고 넓어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하고픈 일들을 많이 하도록 지원해 준다. 만족하면서 만들고 있다"면서 "기존에 없던 도전을 해보고 싶다. 지상파 예능도 훌륭하지만 기존 시청자가 보지 못한 오리지널 예능을 만들어서 '예능도 드라마처럼 작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MBC 간판프로그램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를 연출한 김태호 PD도 MBC에서 퇴사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도전장을 냈다. 먼저 전향한 '선배'로 혹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묻자 권 PD는 "제가 감히 말을 할 수 없다.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예능 시장)의 길을 좀 열어주셨으면 좋겠다. 또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글로벌 OTT보다 국내 OTT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예능이 해외에도 잘 진출할 경쟁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권해봄 PD는 "'찐경규' 시즌1이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