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지아. 사진| 송지아 SNS |
지난 16일 송지아는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솔로지옥’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에서 착용한 고가의 주얼리와 의상 일부가 가품이라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음날 송지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려 “가품 논란은 일부 사실이다. 심각하게 인지하고 반성하겠다”며 “가품이 노출된 콘텐츠는 모두 삭제했다. 앞으로는 더욱 더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겠다”라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송지아의 지난 영상 및 인터뷰, 각종 방송 분이 재조명 됐고,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사과로 시작해 법적 대응 방침으로 끝난 소속사의 사과문, 핵심에서 벗어난 내용에만 확실하고 정작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애매한 추가 해명 역시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7월 송지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Q&A 영상’에서 “‘금수저’이신가요?”라는 질문에 “되게 여유롭게 살았다. ‘금수저’는 아니지만 어릴 때 하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건 다 하며 살았다”라고 답했다. ‘금수저는 아니지만’ 그녀의 게시물은 평범한 또래에서는 범접하기 힘든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과 블링블링한 명품 패션 콘텐츠로 도배됐다. 고급 아파트 역시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패리스 힐튼’, ‘한국판 미란다커’ 등의 댓글이 수도 없이 달렸고, 그녀 또한 명품 사랑을 과감없이 드러내며 이 같은 찬사를 즐기는 듯 했다. 방송에서는 “SNS에 올린 옷은 다시 못 입겠다” “수납 공간이 부족해 이사하고 싶다” “제 옷 좀 드릴까요?’ 등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직간접적인 멘트와 분위기로 ‘메이킹’ 했다.
럭셔리한 이미지가, 아름다운 외모로 시너지를 내 구축한 고급스러운 비주얼이, 이를 활용한 콘셉트와 이익 창출 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이 공정하지 못하고, 교묘하며, 의식은 함량 미달이었다는 게 문제다. 잘못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안타깝다.
실제 경제적 상황을 떠나 자신의 브랜드 론칭을 꿈꾸는 있고, 이미 억대의 수익을 올리며 활동 중인 사회인이자, 엄연히 소속사도 있는 방송인이 아닌가. 자신의 이름을 건 채널을 운영하고 그 핵심이 뷰티·패션이라는 점에서도 가품 착용 자체와 더불어 그것을 각종 방송과 비지니스 공간에서 거리낌 없이 착용했다는 건 실로 심각한 문제다. 이를 두고 “아무 의식 없이 예쁘면 그냥 사는 성격”이라고 해명한 소속사의 대처도 크게 아쉽다.
송지아가 인스타그램 광고 게시물 업로드 1회에 받은 광고비는 약 3000만원이며 유튜브 광고 제작으로는 무려 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솔로지옥’ 출연 전 구독자가 50만이었을 당시에도 유튜브 PPL(제품협찬)로 1건당 500만원 정도의 추정 수익을 올렸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은 이미 단순한 개인 공간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녀 또한 일반인이 아니며 미성년자도 아니다. 소통과 브랜딩은 단순한 ‘직접적 언어’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몰랐던 것일까.
논란이 된 이후에도 영상 지우기와 편집에만 급급한 채, 의혹이 터질 때마다 “가품을 진품으로 속인 적은 없다”, “광고한 제품은 진품이나 해당 영상에서 착용한 다른 액세러리가 가품이어서 삭제한 것”, “송지아 영상에 대한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했다”, “나이가 어린 친구라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다”, “본래 예쁘면 명품·가품 가리지 않고 그냥 사는 편”, “잘못은 저질렀으나 나쁜 의도는 없었다”, “금수저 이미지로 거짓 브랜딩한 적은 없다” 등 단편적이고 즉각적인 해명을 내놓고 있다. 감정적인 호소도 빼놓지 않고 곁들이며 “대놓고 그렇게 말한 적은(또는 한 적은) 없었다”라는 식의 논리도 상당수다.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과도하게 왜곡되고 미움을 받으면 당황스럽고도 억울함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진정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이다. 대중의 분노, 패션계 종사자들의 우려와 상심, 무너진 신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무지로 모든 게 용서될 수 없고, 전문성 없는 소속사는 존재 이유가 없다. 무지한 아티스트를 더 사지로 내몰 뿐이다. 스스로 간과한 부분에 대해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쓴 소리에 대해서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
사과는 더 무겁고 진솔하게, 해명과 강경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