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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영수(78)는 누구보다도 큰 사람이었다. 그는 연극 ‘라스트 세션’ 무대 위에서 데뷔 60년차의 관록의 힘을 입증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Freud's Last Session)’은 20세기 무신론의 시금석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와 20세기 대표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1898~1963)가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서 기반한 2인극이다.
내용은 이렇다. 루이스는 프로이트의 서재로 초대를 받고 그를 찾아온다. 한 때 무신론자였던 루이스는 회심 후 자신의 저서에서 프로이트를 풍자하고, 이 때문에 프로이트에게 불려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무신론자였던 루이스가 ‘왜’ 회심했는지, 신의 존재에 대한 그의 변증을 궁금해 한다.
두 사람은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보편적 도덕률, 행복과 쾌락, 고통과 죽음, 유머와 사랑에 대해 1시간 30분 동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논쟁을 이어간다.
오영수는 ‘라스트 세션’에서 신구와 함께 프로이트 역을 맡았다. 오영수는 압도적 존재감과 카리스마에 위트와 재치까지 갖춘 프로이트를 연기했다. 그는 젊음과 열정이 가득한 지성인 루이스를 연기한 전박찬을 압도하는 연기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오영수는 동국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해 1963년부터 극단 광장의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987년부터 2010년까지 23년간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1979년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1994년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2000년 한국연극협회 연기상을 수상했다. 연극·드라마·영화 등을 오가며 무려 200여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오영수는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001 참가자 오일남 역을 연기한 오영수는 ‘깐부 할아버지’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으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직후 선택한 행보가 그의 배우 인생 시작점인 연극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뜻깊다.
오영수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LA 비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오징어게임’으로 TV드라마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라스,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테드 래소’의 베릇 골드스타인과 경합 끝에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오영수는 지난 8일 첫 무대에 올랐다. 그는 11일 제작사를 통해 “연극 무대를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오영수의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에 '라스트 세션'은 매진 행렬이다. 골든글로브 수상자의 연기를 대학로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3월 6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