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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가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제공|넷플릭스 |
‘넷플릭스의 딸’ 배두나(43)가 ‘고요의 바다’로 돌아왔다.
최초의 한국형 SF 드라마 ‘고요의 바다’(감독 최항용)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최항용 감독이 만든 단편 영화가 원작이다. ‘마더’ ‘미쓰 홍당무’ 각본을 쓴 박은교 작가가 참여했고, 배우 정우성이 제작 총괄로 함께했다. 배두나는 5년 전 영구 폐쇄된 발해기지에서 사고의 원인과 진실을 찾고자 하는 우주 생물학자 송지안을 연기했다.
‘센스8’부터 시작해 ‘킹덤’ ‘페르소나’에 이어 ‘고요의 바다’까지 넷플릭스와 여러 차례 협업한 배두나는 ‘넷플릭스의 딸로 돌아왔다’는 말에 “제가 넷플릭스와 인연이 깊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작품의 콘텐츠 그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킹덤’의 김은희 작가님이 ‘돈만 주지 코멘트를 안준다’고 했는데, 그런 창작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런 면에서 같이 일하면 좋다. 바뀐 게 있다면 순위를 매기더라. ‘킹덤’을 할 땐 시청 시간 이런 것도 없고 자유로웠는데, 순위가 생기고 시청 시간을 보니까 부담이 됐다. 그래도 순위 잘 나오니 기쁘더라. 사람이 그렇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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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가 `고요의 바다` 공개 후 호불호 나뉘는 반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제공|넷플릭스 |
‘고요의 바다’는 지난해 12월 24일 공개 후 호불호가 나뉘는 평가를 받았으나, 전세계 톱10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3위까지 올랐다.
배두나는 이러한 반응에 대해 “주변에선 너무 재미있다고 하더라. 그리고 느리게 가면서도 긴장감이 조여와서 다음 편을 안 볼 수 없게 만들었다는 글을 많이 봤다. 그게 제일 기분이 좋았다.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의 긴장감,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심리 묘사나 공포로 인해 쫙 보게 되는 힘 때문에 감독님과 작업을 선택했다. 그게 관객들에게 느껴졌다면 기분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1회에서 안 좋은 평이 있다면 ‘고요의 바다’가 첫 회에 자극적인 요소로 시선을 잡고 가는 그런 공식을 따라가지 않아서인 것 같다. 요즘에 그런 작품들이 많지 않나. 하지만 우리 작품은 고요한데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드라마다. 외부에서 파도가 치는 그런 작품이 아니다. 제가 이 시리즈를 선택한 이유도 긴장감 있는 심리 묘사의 힘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 출연 계기를 묻자 “학생 졸업작품이었던 감독님의 단편을 봤는데, SF지만 심리적으로 굉장히 영리하게 몰입시키더라. 제가 외국에서 ‘클라우드 아틀라스’(2013)란 SF 영화를 찍은 적이 있는데, 예산의 차이가 어마어마하지 않나. 한국에서 한국 예산으로 SF를 만드는 게 가능할까 생각했다. 감독님의 단편을 보고 이 사람이면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이 작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원작과 시리즈의 차별점에 대해선 “원작과 시리즈의 매력은 다르다. 원작은 조금 더 시 같은 느낌이 있다. 지금은 8부작이라 시로 가기엔 너무 길다. 그래서 더 길어지고 설명도 많아졌다. 조금 더 볼거리가 많아졌다. 넷플릭스의 예산과 자본력으로 더 구현해낼 수 있었던 볼거리와 비주얼적인 면들이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좋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다. 정말 너무 멋있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그들 덕에 더 풍부해졌다”며 함께 작업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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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가 `고요의 바다`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넷플릭스 |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처음으로 출연한 배두나는 “입다 입다 우주복도 입는구나 싶어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배우로서 감수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가장 좋은 점은 여러 가지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거다. 우주복까지 입어본다는 희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직업 만족도를 밝혔다.
이어 “(우주복이) 정말 무겁더라. 우주복이 무거워 다들 어깨가 나갈 것 같다고 그랬다. 웃으면서 승모근이 발달한 것 같다고 그랬다. 힘들면 힘들 수 있는 현장이었는데, 배우들과 합이 좋았다. 사람들이 너무너무 좋았다. 배우 케미가 너무 좋아서 우리끼리 웃고 농담 따먹기도 하고, 제가 찍은 사진을 보니까 다들 웃고 있는 사진이더라. 그런 사진밖에 없더라. 그런 사람들이 있는 현장이었다”고 돌아봤다.
극 중에서 지안과 함께 마지막까지 생존한 홍닥(김선영 분), 루나(김시아 분)의 케미를 묻자 칭찬을 쏟아냈다.
배두나는 김선영에 대해 “김선영 선배는 진짜 최고다. 촬영하다가 너무 놀랐다. 리허설 할 때 김선영 선배를 보면 자신이 어떻게 연기해야 장면이 쫀쫀해질지 파악하고 신을 살려주더라. 제 캐릭터는 호흡을 조절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선배에게 많이 의지했다. 실제로도 지안과 홍닥 같은 사이였다”고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김시아는 사랑이다. 너무 소중해서 내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 그렇다. 불면 날아갈까 너무너무 아름다운 영혼 같은 친구”라며 “배우로서도 완벽하게 프로페셔널하다. 어른 10명보다 더 어른스럽더라. 존경한다. 캐릭터를 위해 손톱과 발톱까지 길러서 왔더라. 그걸 보고 감명받았다. 정말 멋있는 친구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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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는 앞으로도 장르와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공|넷플릭스 |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를 촬영하며 “인간의 존엄성, 생각을 많이 해봤다”면서 실제로 지구에 물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터널’ 찍었을 때도 그 이후 몇 달, 몇 년을 터널 지나갈 때마다 무서웠다. 만일을 대비해 차 트렁크에 물을 한 박스씩 싣고 다녔다. 그래서 이 얘기도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 했다. 펑펑 쓰는 것들에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했다. 공유도 샤워할 때 물을 펑펑 쓰다가 이거 찍고 조심하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 이게 순기능이랄까 좋더라. 제가 나서서 환경을 지키자고 말하는 건 잘 못 하지만,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걸 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내외를 오가며 쉴 틈 없이 ‘열일’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배두나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나 드라마나 내가 몸을 사릴 필요가 없다는 거죠. 더 많이 부딪치고 경험하는 것이 나의 전투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요. 될 수 있으면 많이 경험해서 경험치를 쌓으려고 해요. 국내 작품을 할 때는 농담 한마디도 잘 통하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