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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드라이브 마이 카'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를 밝혔다. 제공|트리플픽쳐스, 영화사조아 |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또 다른 신작 ‘우연과 상상’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일본의 젊은 거장’으로 불린다. ‘드라이브 마이 카’로 한국 관객을 만나게 된 그는 “잘 부탁합니다”라는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며 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당부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이 원작인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 분)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미우라 토코 분)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에 대해 “소설 속에서 인물들이 계속 차를 타고 이동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배경이 계속 바뀌고 움직이는 가운데 가후쿠가 미사키와 대화를 나눈다. 이것을 영화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했고 (영화화의) 핵심 포인트로 잡았다”고 밝혔다.
또 원작과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후쿠가 아내인 오토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아픔이라고 생각했다”며 “가후쿠가 자기 자신을 새로 직시하게 되고 바라보게 되는 게 중요했다. 이건 소설 속에서도 나오는 다카츠키 대사가 있는데 어떻게 자기 자신을 바라볼지 의문을 던지는 게 제 인상에 강렬하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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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반복적인 대본리딩을 통해 시너지가 나온다고 말했다. 제공|트리플픽쳐스, 영화사조아 |
원작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는 “하루키 작가와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도 없고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 처음에 영화화를 위해 판권 허락을 맡을 때 편지도 드리고 시나리오도 보내드렸는데 특별히 말씀 들은 것은 없다. 영화 시사회에 초청했는데 못 오셨다. 최근에 어떤 기사를 봤는데 하루키 작가가 사모님이랑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고 하더라. 세 시간 동안 영화를 재밌게 봤고 어디까지 내가 쓴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더라. 그게 최고의 칭찬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 중 가후쿠는 다언어 연극을 연출한다. 이에 ‘드라이브 마이 카’에는 일본 배우 외에 한국 필리핀 등 다국적 배우들이 등장해 호흡을 맞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연출가로서 가후쿠 캐릭터 특징을 살리기 위해서 다국적 배우가 다언어 연극을 한다는 설정을 만들었다. 한국 대만 필리핀 아시아권 배우가 참가했다”며 “유럽이나 미국은 물리적으로 지리적으로 먼 나라라 힘들 것 같았고, 가까운 아시아권 배우들과 함께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국 배우들이 함께하게 된 건 원래 영화를 부산에서 촬영하기로 했는데 코로나 상황이라 촬영할 수 없었다. 그런데 부산에서 찍기로 했을 때 만난 분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그 캐릭터를 시나리오에 살리고 히로시마로 설정을 바꿔서 그분들을 모시고 같이 작업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영화 속 가후쿠처럼 배우들과 여러 차례 대본 리딩을 진행했다. 이런 방식에 대해 그는 “근본적인 원인은 좋은 연기를 얻어내기 위해 이런 대본 리딩 스타일을 추구한다. 배우들이 각자 스스로 연기 플랜을 세우다 보면 상대 배우들과 뭔가 조화롭지 않은 연기가 나온다. 배우들이 연기를 상호 작용처럼 주고받으면 그 사이에서 나오는 시너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봉준호 감독과의 만남에 흐뭇해 했다. 제공|트리플픽쳐스, 영화사조아 |
‘드라이브 마이 카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당시 봉준호 감독과 대담을 진행했고, 봉준호 감독은 영화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창작”이라며 “칸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것도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극찬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과 대담은 올해 했던 어떤 경험보다도 가장 흥미로웠고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다. 일본에서도 봉준호 감독님과 대담을 한 경험이 있지만, 부산에서 진행한 대담에서 감독님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제 작품을 깊은 시선으로 봐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되게 따뜻하게 다가왔고 제가 앞으로 하는 일에 기운을 받았던,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이어 “감독님이 연출하듯 대담 현장을 이끌었는데, 무한한 신뢰를 보여줬고 그러면서 저를 도발했던 것 같다. ‘너는 더 할 수 있어. 내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 넌 대답할 수 있어. 넌 다음을 할 수 있고 응답을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절 도발한 느낌이다. 제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엄청난 힘과 기운을 줬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국제영화제는 2018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에 황금종려상을,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황금종려상을 안긴데 이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에 각본상을 수여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3년 연속 아시아 영화가 수상한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여러 상을 받으면 기쁘다. 이게 여러분에게 많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점도 감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최근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이 수상한 것처럼 그런 흐름이 있어서 올해 ‘드라이브 마이 카’도 좋은 평을 받았다. 영화제를 돌아다녀 보면 아시아 영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저도 앞으로 계속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 텐데 아시아 관심 신뢰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소망했다.
↑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 집중해 봐달라"고 당부했다. 제공|트리플픽쳐스, 영화사조아 |
뿐만 아니라 제42회 보스턴비평가협회상, 제86회 뉴욕비평가협회상을 비롯해 주요 비평가협회상에서 작품상을 받은데 이어 제79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제27회 크리틱스초이스시상식,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 작품이 이렇게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하루키 소설이 원작이라는 점도 커다란 요인이 된 것 같다. 전 세계 팬이 많은 작가라 그만큼 관심도 있었을 거고 이런 식의 평가를 해준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에서 개봉할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하다. 한국에 하루키 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볼지 기대된다”며 “‘드라이브 마이 카’의 볼거리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