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너무 클 땐 옳고 그름이 의미가 없지. 생명이니까.”
높은 기대치를 뛰어 넘는, 뉴욕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매혹적이고도 감미롭고, 뜨겁고도 아련하다. 전 세대를 아우를 만한, 시대 초월 웰메이드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자신을 가둔 환경과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는 ‘마리아’와 ‘토니’의 사랑과 용기를 그린 작품으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번째 뮤지컬 영화다. 195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마리아’(레이첼 지글러)와 ‘토니’(안셀 엘고트)의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부터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 황홀한 OST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쳐내며 156분의 러닝타임을 꽉 채운다.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만큼 주연부터 조연까지 누구 하나 구멍 없이 매력이 넘친다. 노래부터 안무, 감성적인 연기까지 모든 걸 아우르는 안셀 엘고트는 이번 작품의 든든한 중심을 잡으며 출연 내내 시선을 빼앗는다. 강함과 연약함, 소년과 어른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그는 어둠에서 나와 자신의 타고난 성정인 빛을 찾기 위해 애쓰는 토니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여주인공 레이첼 지글러 역시 인형 같은 비주얼과 천사 같은 목소리, 깊이 있는 열연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는 완벽한 멜로 케미를 완성시킨다.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뉴욕으로 떠나온 '아니타' 역을 맡은 아리아나 데보스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브로드웨이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실력파 배우인 그는 여주인공 못지 않은 존재감으로 삶을 사랑하고 춤에 대해 뜨거운 열정을 지닌 진취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역동적인 댄스 퍼포먼스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아니타'의 연인이자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로 분한 데이비드 알바즈 역시 뉴욕 거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투하는 '베르나르도'의 승부사다운 면모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작품에 활력을 더한다.
할리우드 대표 배우 리타 모레노는 원작에는 없던 새로운 캐릭터 '발렌티나'로 합류했다. 리타 모레노는 그래미상과 아카데미상, 에미상, 토니상, 피바디상을 모두 수상한 단 세 명의 배우 중 한 명으로, 그녀는 이번 작품 속 주인공 '토니'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응원을 건네는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발렌티나'로 분해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탄탄한 스토리에 완벽한 캐스팅, 압도적인 스케일과 황홀한 음악,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그야말로 오감이 자극 되는, 기다렸던 웰메이드 뮤지컬 영화의 귀환이다.
한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북미 개봉
이후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해외 언론의 극찬을 얻으며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입증했다.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작품상(뮤지컬코미디), 감독상,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여우조연상 주요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내년 1월 12일 개봉.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