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드라이브 마이 카`가 자신에게도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제공|트리플픽쳐스, 영화사조아 |
니시지마 히데토시(50)는 김효진과 주연을 맡은 영화 ‘무명인’을 비롯해 드라마 ‘진범인 플래그’ ‘셰프는 명탐정’ ‘어서와 모네’ ‘어제 뭐 먹었어?’ ‘메종 드 폴리스’, 영화 ‘사요나라 아츠카’ ‘모즈’ ‘인어가 잠든 집’ 등에 출연한 일본의 대표 연기파 배우다. 그런 그가 ‘드라이브 마이 카’를 들고 한국 관객과 만남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에서 사랑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는 가후쿠를 연기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미우라 토코 분)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을 각색, 영화화했다.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화상 인터뷰에서 ‘드라이브 마이 카’ 작품 자체가 자신에게 도전이었다며 “하마구치 감독님의 각본 자체가 어렵다. ‘그래’라는 말 한마디에도 셀 수 없는 여러 감정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내게도 도전적인 작품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원작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라고 밝힌 그는 “하루키가 데뷔할 때부터 계속 책을 읽어왔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력이 있는 상태에서 출발했다. 그게 내게도 플러스가 됐다. 하지만 하루키의 모든 캐릭터를 아는 게 좋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내 연기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다르면 어색하게 느낄 거라는 부분이 힘들게 다가오기도 했다. 기존 하루키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와 제가 연기하는 이미지 사이에 어떤 압박감이 작용했다”고 고백했다.
![]() |
↑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하루키 원작 소설이 도움이 된 동시에 압박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제공|트리플픽쳐스, 영화사조아 |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그럴 때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며 “감독님이 내면에 떠오르는 감정에 충실하다 보면 관객에게 전달될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아도 전달될 거라고 감정에 충실해달라고 했다. 현장에서 감정에 충실하게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마구치 감독님이 항상 24시간 옆에서 함께 해줬고 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감했다. 같이 깊게 생각해주고 세심하게 답변해줬다. 감독님의 재능도 뛰어나지만, 인간적인 면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연기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훌륭한 스태프들이 내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더라도 관객들이 알아볼 수 있게 담아줄 거라는 신뢰가 있었다. 가후쿠의 개인적인 표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마주하는 관객들이 서로 느끼고 교감하고 공감할 때 완성되는 연기라고 생각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관점이 됐던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큰 배움을 얻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여러 차례 진행한 대본 리딩도 많은 도움이 됐단다.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각본이 정밀하고 대사에서 느껴지는 의미가 되게 무게감 있게 느껴진다. 배우가 대사를 자기 몸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현장에서 대본 리딩을 여러 번 반복해서 진행했다. 한국 배우 박유림 진대연 안휘태와 다른 나라 배우들이 참가했는데, 대본 리딩을 하면서 감정을 배제한 채 계속 대사를 읽어나갔다. 서로 상대의 소리를 들으면서 연습하고 계속 받아들이고 집어넣는 연습을 했다”며 반복된 연습 덕에 ‘기적 같은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후쿠가 야외 연극 연습 중 “배우들 사이에서 무엇인가가 일어났다”고 말한 신을 언급하며 “그런 기적을 연기하면서 많이 느꼈다. 차 안에서 다카츠키(오카다 마사키 분)와 계속 이야기하는 신이나 오토(키리시마 레이카 분)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신이나 드라이버 미사키와 눈밭 신도 그런 순간이었다. 미사키랑 쓰레기 소각공장에 갔을 때도 기적적인 순간이었다. 배우들과 뭔가 있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한국 요리를 다 같이 먹는 신도 촬영 끝나고 너무 감동적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분 좋은 촬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 |
↑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드라이브 마이 카`를 촬영하며 기적 같은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제공|트리플픽쳐스, 영화사조아 |
‘드라이브 마이 카’는 제74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제86회 뉴욕비평가협회상에서 미국 영화가 아닌 외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내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영화가 전세계에서 호평을 받은 것에 대해 “하마구치 감독님이 그동안 해왔던 작품의 집대성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의 힘과 하마구치 감독님이 가진 연출의 힘이 서로 시너지를 이루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완성도를 보여줬고 그게 세계인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뉴욕타임스 올해의 배우에 선정된 것에 대해 “너무 영광”이라며 “현장 자체가 비어있는 시간마다 배우들이 모여서 대본 리딩을 계속 같이하면서 연습을 많이 했다. 감독님도 배우들이 연기할 때 지지해주고 함께해주고 세세하게 디렉션 해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스태프분들도 최선의 연기를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고, 배우들도 서로 좋은 영향을 줬다. 개인만이 아니라 감독님, 스태프들에게 영광이고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드라이브 마이 카’ 팀에게 영광을 돌렸다.
![]() |
↑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배우 송강호와 작업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제공|트리플픽쳐스, 영화사조아 |
그런가 하면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 배우를 묻자 “송강호 작품은 계속 보고 있다. 아주 좋아하는 배우다. 저도 한국 영화를 많이 보면서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를 계속 보고 있다. 언젠가 꼭 작업하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일본인 역할이 필요하면 꼭 연락 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드디어 한국에서 개봉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혼들이 서로 만나서 빛을 발하는 작품이라고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