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대마' 비투비 출신 정일훈, 항소심서 집행유예로 석방[종합]

↑ 비투비 전 멤버 정일훈. 사진l스타투데이DB

대마초 상습 흡연 혐의로 법정구속된 그룹 비투비 출신 정일훈(27)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 석방됐다.
서울고등법원 제 13형사부(최수환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정일훈 등 총 8명의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억 2663만원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약물 치료 수강도 명령했다.
이날 정일훈은 수의를 입고 긴 머리를 뒤로 묶은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국 속 페이스 가드를 착용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검찰은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고, 재판부는 이를 승인했다”면서 “피고인들은 장기간 대량의 대마를 조직적으로 밀수해 흡연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각각의 케이스를 살펴보면 한 케이스당 가담한 인원이 대부분 2~3명에 그치고, 4명 이상이 가담한 건은 많지 않다. 또 피고들이 구입한 분량이 1회 흡연량으로 소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일훈의 경우 흡연 기간이 길고 매수와 판매 기간도 길다. 다만 2019년 1월경 대마 매매 및 흡연을 자의로 중단한 것으로 보이는 점과 전과가 없는 점, 마약 중독 치료를 받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한 점,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어서 가족들의 선도 의지가 보이는 점 등이 긍정적 작용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부분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 비투비 전 멤버 정일훈. 사진l스타투데이DB

정일훈은 2016년 7월 5일부터 2019년 1월 9일까지 다른 피고인 7명과 공모해 161회에 걸쳐 1억 3000여만원을 송금하고 대마 826g 등을 매수해 흡입한 혐의를 받는다. 마약 거래에는 암호화폐가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 1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정일훈에게 징역 2년의 실형과 1억 3300여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정일훈은 곧장 항소했고, 항소심 과정에서 실제 대마 구매 및 흡연 횟수 과다, 추징금 관련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들며 양형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검찰 역시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정일훈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 2663만원을 구형했다. 1심에서 징역 4년에 1억 3300여만원의 추징금을 구형한 것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공소장에서 일부 사기 및 미수금 추가 수수료를 지급한 부분을 삭제하면서 구형 형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정일훈은 항소심이 시작된 뒤 총 88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결심 공판 최후 변론에서 그는 “어리석은 행동이 후회되고 스스로가 부끄럽다”면서 “제가 누릴 수 있었던 평범한 삶이 그립다. 마약이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라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한편 정일훈은 지난 2012년 비투비로 데뷔해 '너 없인 안 된다', '그리워하다' 등 히트곡을 발매하며 사랑받았다. 대마초 상습 흡연 혐의가 알려진 뒤 지난해 12월 31일 비투비에서 탈퇴했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