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방송된 SBS ‘내가 알던 내가 아냐’에서는 '오은영, 죽은 나를 만나다' 이벤트로 제작진이 준비한 오은영 박사의 깜짝 장례식이 그려졌다.
제작진은 오은영의 깜짝 장례식을 준비했고 오은영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었다. 오은영은 관 속에 누워있는 자신의 모형을 보고 “어머"라며 탄성을 뱉었다.
오은영은 가까이 다가와 또다른 '오은영'을 한참 바라봤다. 이어 “저랑 똑같이 생겼다. 정말”이라며 놀랐다. 오은영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침묵만 이어갔다.
오은영은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긴 할 텐데"라며 "아우 자꾸 봐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때 오은영에게 다른 오은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는 “은영아 안녕. 갑자기 이 목소리가 나와 놀랐지? 만약 너에게 시간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는다면 어떨 거 같아?”라고 물었다.
오은영은 “저는 그 경험을 실제로 했다. 2008년도에 굉장히 큰 건강 위기가 있었다”고 이야기를 꺼냈던 것. 44세에 대장암에 걸렸던 것. 오은영은 “대장암이 발견됐을 때 아들이 초등학생이었는데 너무 미안했다. 우리 남편, 너무 사랑하는 사람인데 너무 그리울 것 같고, 그래서 이 장면을 보니까 그때 힘들었던 마음이 다시 떠오르면서 눈물이 난다. 요즘 제가 그렇게 잘 운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오은영 박사는 누워있는 자신을 토닥이며 "열심히 잘 살았다"는 말을 전했다.
오은영은 "얘는 국보급 미모"라고 했고, 김주하는 "그런 건 더 크게 말하라"고 했다. 김주하는 어떻게 오은영과 친해진 걸까. 그는 "제가 언니를 취재하러 갔다. 기자 시절에"라고 밝혔다. 이어 "알고 지낸 지 16~17년 정도 됐다"며 오랜 인연임을 공개했다.
세 사람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주하는 "내일, 한 달 뒤 죽는다면? 이런 생각을 매일 했었다"며 "난 똑같다. 똑같이 열심히 살 거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세상을 떠나면 떠난 사람보다는 남은 사람의 몫인 것 같다"며 "이 다큐멘터리로 내 삶을 중간 점검하는 것"이라 했다.
오은영은 "나를 돌아보는데 이 말이 툭 튀어나오더라. '애썼어. 열심히 살았다'란 말이. 내가 걔 손을 잡고 '좀 쉬어'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김주하는 "와 멋있다 언니. 난 그런 생각은 못했다"며 놀랐다.
정미정은 오은영에게 "조금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쉬어서 이렇게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으러 가고"라고 덧붙였다.
김주하는 "물론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일을 찾아 하기도 하고 밀려드는 것도 좋아하지만, 정말 가까운 사람은 못 챙길 수도 있다. 그게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정미정은 "얼마 전에 나 언니 에르메스 기사 봤다. 에르메스만 입는다, 매장에서 튀어나온다더라"고 말을 꺼냈다. 김주하는 "뭔 소리냐. 홈쇼핑 자주 사는데. '에르메스도 입어요'라고 하라"고 했다.
오은영은 "그래. 명품 사기도 한다"며 "시청자들 만날 때 입는다"고 말했다. 정미정이 "나도 입어보고 싶다"고 하자 오은영은 " 너무 커서 빌려줄 수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은영은 강의실에 앉아 남편에게 전화 걸었다. 그는 "학교는 그대로인데 세월이 흐르니 사람이 바뀐 거다"라며 감회를 전했다. 이어 "열나게 여기서 공부도 했지만 연애도 하고"라며 웃었다. 남편은 "아이고. 옛 생각이 새록새록 난다"고 했다.
오은영은 "당신한테 고맙다. 우리가 또 삶을 같이 한다"고 전했고, 남편은 "내가 고맙다"고 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오은영의 인생 중간 점검 시간. 그는 "남편에게 내가 부족한 것도 미안한 것도 많다. 잔소리를 하거나 바가지 긁는 편은 아니다. 내가 퇴근하면 우리 남편이 기다린다. 마누라랑 얘기하면 즐겁고 좋다더라. 그래도 낙제는 아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오은영 박사는 왜 의사가 되고 싶었을까.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도 생사를 왔다갔다 하시고 가족의 고통을 너무 많이 경험해서,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직업의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다시 한번 대장암 진단을 받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저는 제가 꽤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대장암 발견됐단 말을 후배에게 들었고, 전이가 됐을 수도 있다고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한 3개월 살 수 있다더라. 그때를 기억해보면, 귀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리고 심장이 툭 떨어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힘든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2008년 당시 오은영은 대장암 수술을 앞두고도 일을 멈추지 않았다. 입원 2시간 전에도 아이들을 상담하고 있었을 정도였다고.
오은영은 자신의 대장암 수술을 해준 윤동섭 교수를 만났다. 윤동섭 교수는 "우리 딸이 오 박사 프로그램을 되게 좋아한다. 내가 잘 아는 사이라고 하면 깜짝 놀랄 것"이라 말했다. 오은영은 "회복실에 있는데 선생님의 광채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그렇게 기억해주니 고맙다"고 화답했다.
오은영 박사는 그렇게 자신을 돌아보는 일주일을 가지고 난 후, 다시 한번 관에 누운 자신을 쳐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