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문아들' 이재명 대선 후보가 눈물 흘렸다.
30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들')에서는 대선주자 특집 1탄으로 꾸며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눈물짓게 한 아버지와의 애틋한 사연을 공개했다.
이날 김숙은 이재명 후보에 "현직 정치인은 옥탑방에 처음 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형돈은 "바쁘실 텐데 어떻게 예능에 출연하게 됐 건지"라고 물었다.
이 말을 들은 이재명 후보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뿔난 사람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며 "비치는 저의 이미지는 찔러도 피가 안 날 것 같고, 소위 추진력이라는 게 잘못 인지되면 탱크로 밀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있지 않냐. 실제로는 아닌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만이 "토크 수위를 좀 정해달라. 저희가 다 맞춰드릴 수 있다"고 하자, 이재명 후보는 "최고 수위로 편하게, 자유롭게"라고 말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김용만은 "사모님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얼마 전에 몸이 안 좋으셨는데 많이 괜찮아지셨냐"며 안부를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토하고 이러다 보니까, 심하면 의식을 잃는 경우가 있다"며 "안경에 눌려서 눈 위가 다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찌했다는 썰이 퍼지고 있다"며 썰을 들을 때 기분으로 "처음에는 무지하게 화가 난다. 요즘은 별로 화 안 난다. 너무 일상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요 기회를 이용해서 어떻게 되치기를 할까'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용만은 "후보님 변호사 출신이신데 사법고시가 굉장히 어렵다"며 어떻게 공부를 하게 됐는지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피할 수 없으면 총력을 다하게 되어있다"며 "학력고사 공부도 공장을 다니면서 병행을 했는데 탈출하고 싶었다. 탈출할 유일한 방법이 공부를 해서 인정받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왜 법학을 선택했냐는 정형돈의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대학을 장학금을 받고 갔는데 장학금을 안정적으로 주는 대학교를 선택했고, 커트라인이 제일 높던 법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배들이 사법 고시라는 게 있는데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있다고 해서 공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용만은 "꿈많은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셨는데 어쩌다 정치에 입문하게 되셨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일단은 '임관은 안 한다' 세상이 공정 해졌으면 좋겠다. 저는 탈출했지만 저와 같은 입장에서 여전히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이 세상에 많으니 기회를 누리고, 공평하게 살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인권변호사 일을 하려고 변호사로 활동했다"며 "자연스럽게 시민운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용만은 이재명 후보에 "사모님께 프로포즈를 하면서 일기장을 줬다는, 만난 지 일주일 만에"라며 질문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매일 쫓아다니다가 나흘 만에 프로포즈를 했다"며 "답을 못 들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아주 위험한 도박인데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건지' 내면을 통째로 보여주고 처분을 맡기겠다는 마음으로 일기장을 줬다"고 밝혔다.
김숙은 "평소 눈물을 많이 흘리시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어릴 때는 많이 안 울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울게 된다"고 밝혔다. 이 말을 들은 정형돈은 "마지막으로 우신 적이 언제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얼마 전에 후보 선출하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때 가족들 사진이 영상에 넣었는데 어머니 사진이 나오는데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말했다.
김용만은 "소년공에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아버지의 영향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저는 아버지하고 사이가 안 좋았다"며 "아버님은 대학을 중퇴하신 분인데 할아버지를 모시러 귀농하셨다. 농사를 못 짓던 분인데 남의 밭을 봐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후 성남으로 이사를 오셨는데 성남에 와서도 청소부를 하셨다"며 "저도 맨날 끌고 가서 제가 얼마나 창피했겠냐. 사춘기인데. 또 제가 공부하는 것도 탐탁치 않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공부를 정말 하고 싶었고, 그런 것 때문에 충돌이 많이 발생해서 사이가 안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제가 아버지가 되니까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아버지의 큰 보호망 속에서 심하게 단련됐던 것 같다. 그때는 힘드니까 원망이 많았는데 굳건하게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고 포기하지 않고, 그런 것들은 아버지의 영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결정적인 순간에 꼭 도와주셨다. 제가 검정고시 시험보기 전 학원비를 주시고, 고시공부할 때도 몰래 돈을 보내주셨다"며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졸업하면서 아버지의 지원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86년 3월에 위암이 재발해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으셨다. '제발 합격 때까지 만이라도 살아달라' 그게 6개월~8개월 사이였는데 실제로 그때까지 살아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제 생일에 돌아가셨는데,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도 마지막 최종 합격 소식을 알려드린 걸 인지하신 것 같다. 마지막 눈물을 흘리시고 가셨다"며 눈물 흘렸다.
한편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뇌섹'이 각광받고 있는 사회에서 상식이라곤 1도 없을 것 같은 일명 '상식 문제아들'! 10문제를 풀어야만 퇴근할 수 있는 옥탑방에 갇혀 문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지식토크쇼다.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
[박정수 스타투데이 객원기자]
사진 l KBS2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