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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방송된 SBS '궁금한이야기Y'에는 쓰레기집에 방치된 삼남매 이야기가 다뤄졌다.
인근 편의점주에 따르면 삼남매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대중없이 나타나고 늘 셋이 몰려다니며 인스턴트 식품을 사먹곤 했다고. 부모가 이혼해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삼남매에게선 아빠와 엄마의 손길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 이웃이 얼마 전 삼남매의 집안을 들여다봤더니, 발 디딜 틈 없던 쓰레기집이었던 것. 주민의 물음에 아이는 "아빠가 하루에 한번도 오지 않을 때 많다"고 답했다. 고작 8살, 9살, 10살 된 아이들을 아빠는 쓰레기집에 방치하고 있었다.
제작진이 찾은 인근 놀이터에서 삼남매는 맨발로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밤이 늦도록 거리를 떠돌아 다녔다. 밤에는 아이들 중 한 명의 친구 집에서 잠을 잤다.
제작진은 사라진 아빠와 연락을 했다. 아빠는 "애들과 딱 30분만 있어봐라. 그럼 어떻게 되나. 하루 정도만 놔두면 쓰레기가 된다. 딱 15일 정도면 그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15일간 아이들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방치했다기보단 안 치운 것"이라며 "8년째 저 혼자 키운 것"이라 항변했다.
아빠는 이어 "애들 먹여 살리려면 야간에 대리운전도 할 수 있고 해야 되는데"라며 "채굴도 해야된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게 오르는가, 어떤 걸 채굴해야 되나 이런 걸 연구한다"고 자신의 일을 설명했다. 가상화폐 채굴 연구를 위해 아이들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제작진은 "그래도 아이들에게 소홀한 것 같다"고 했고, 아빠는 "어떻게 24시간 꼭 붙어있나. 연년생 한번 키워보면 그런 얘기 못한다. 꼭 그래야 되냐. 쓰레기집이라고 또 놀림당할텐데"라며 되려 화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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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 직원은 이어 "(삼남매 아빠는) 우리가 잘 알고 유명한 음식점 주인의 자녀들 중 한 분"이라며 "그분이 방치라고 얘기를 안 했고 이사 간다고 했다"며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들 아빠가 쓰레기집에선 이사를 간다고 했고, 아이들 친가의 경제 사정도 나쁘지 않아 별다른 후속조치는 필요치 않아보였다는 것.
그러는 동안 아이들은 쓰레기집에선 나왔지만 여전히 거리를 떠돌고, 친구들 집을 전전하며 지내야 했다. 학교 관계자는 "아빠 혼자 셋을 다 챙기긴 쉽지 않다"며 "같은 옷을 며칠씩 입고 오는 경우는 있지만 걱정이 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삼남매 아빠는 제작진을 만나 "아이들만 두면 위험하지 않냐"는 말에 "그런 걱정 없어도 우린 잘 먹고 잘 산다"고 답했다. 또 "집이 멀쩡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에는 "집에 금이 있고 돈이 있다. 그러면 어쩔 거냐"고 화냈다.
아빠는 "거기는 사는 곳도 아니고 놀라고 아지트를 만들어 준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원래 집은 따로 있다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어 "나는 방임보다 먹고 사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방임을 더 밑으로 둔 것"이라 덧붙였다.
이영애 숙명여대 놀이치료학과 교수는 "이건 명백하게 방임이다. 쓰레기집에선 위생에 대한 문제나 아이들이 스스로 잘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
이 교수는 "그 대처가 안일했던 이유 중 하나는 편견이었던 것 같다. 잘 사는 집에선 방임, 학대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부모 가정이면 좀 이럴 수 있지 않나란 생각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결국 아이들의 아버지를 방임학대죄로 신고했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