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으로 전세계 신드롬의 주역이 된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
연상호 감독이 영화 ‘부산행’(2016)에 이어 넷플릭스 신작 ‘지옥’으로 다시금 K-콘텐츠의 저력을 입증했다. ‘지옥’은 지난 20일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넷플릭스 패트롤 기준)를 차지, 3일간 무려 4348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한국은 물론 싱가포르·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자메이카·나이지리아 등 총 12개국에서 톱 10 1위에 올랐다. 인도, 미국, 프랑스, 독일 등 59여 개국에서도 톱 10 리스트에 오르며 '오징어 게임'을 잇는 글로벌 신드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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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행` 이후 5년 만에 `지옥`으로 메가 히트에 성공한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
연 감독은 이어 “개인적으로는 대중성 있는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정말 자고 일어나니 이런 일(글로벌 1위)이 벌어진 거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으니 어리둥절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삶과 죽음, 죄와 벌, 인간다움과 같은 이야기는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니까. 이같은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시청자분들이 공감을 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배급이 방식이 글로벌하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도전할 수 있는 영역 또한 넓다고 생각해요. 국내에서 먼저 보여진다는 제약이 없으니 더 자연스러운 기획을 할 수 있고요. 다른 문화권을 가지고 있는 여러 나라에 동시에 공개할 수 있고 반응 역시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고 새로운 경험인 것 같아요.”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역'·'부산행'·'반도' 그리고 '방법: 재차의'까지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장시켜온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특히 죽음을 고지 받고 시연을 기다리는 인간들의 모습이 다채롭고도 리얼하고 날카롭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연 감독은 이 같은 설정을 ‘부산행’과 비교하며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보면 죽음이라고 하는 종착지가 분명하게 정해져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종착지이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행’도 부산이라는 종착지가 있다는 것이, 인간의 인생과 닮아있다고 생각을 했다. ‘지옥’이라는 종착지가 고지 됐을 때 인간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상하는 것에서 작품의 구상이 시작됐다. '지옥'이라는 단어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된 것"이라며 “환경·이데올로기 등 여러가지가 사람을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다고 생각을 한다. ‘지옥’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인간이 ‘누군가가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마음을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것이 그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는 다른, 단순한 감정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떻게 보면 그런 것들이 인간다움이라는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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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
이어 “영화를 접하고 표현하는데 B급 영화, 서브컬처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일어날 법 하면서도 이질적이고 B급인 느낌을 잡아내고 싶었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강조했다.
고정화된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이미지의 천사와 사자가 등장하는 만큼 이와 관련해서는 호불호도 갈렸다. 연 감독은 B급 영화를 좋아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물론 이 영화가 웰메이드를 지향하는 형태로 제작되긴 했지만 그 모든 것이 웰메이드적으로 표현되기 보다는, 제가 좋아했던 서브컬처 문화의 형태로 구현되기를 바랐다. 아무래도 저 자체가 메이저한 감독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호불호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천사’가 악마의 느낌이 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이미지에 따라서 악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악마의 형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천사를 다루고 있는 여러가지 종교에서 모티브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넷플릭스와 첫 호흡은 어땠을까. 연상호 감독은 “반응이 성공적으로 가고 있긴 하지만 또 작업을 한다면 이번과 비슷한 방식을 취하진 않을 것 같다”면서 “좀 더 새로운 방식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하고 있고,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의 생각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시즌 2 이야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아요.(웃음) 작품 공개 후 아직 제작사, 넷플릭스와도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상황이에요. 현재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촬영 중인데, 내년 초 정도에 크랭크업할 것으로 예상해요. 혼자 소화하기엔 힘든 일정이죠. 만약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그 간격이 너무 길어지는 건 안 될 것 같은데...이어보는 맛이 있어야 하잖아요?(웃음) ‘지옥’에 등장하는 설정 자체가 어떤 인물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최규석 (웹툰) 작가님과 다음 이야기에 대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끝으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에 대해서도 물었다. 연 감독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15년 전부터 전 세계에 조금씩 쌓아온 신뢰가 최근 폭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전에도 한국에서는 좋은 영화와 드라마가 존재했고, 알아봐 주는 세계인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결계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결계에는 조금씩 금이 가다가 쏟아져 내린다. 지금 한국 콘텐트가 사랑받는 것은 이전부터 세계 시장에 내기 시작한 균열이 모여 둑이 무너지는 것처럼 쏟아져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할리우드 연출 제의요? 사실 '부산행' 이후 할리우드 연출에 대해 많은 이
'지옥'에는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김도윤, 김신록, 류경수, 이레 등이 출연한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