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15주년 특별기획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극본 김지운/ 연출 김상협/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본팩토리)에서 백승유 역으로 활약 중인 이도현이 폭넓은 감정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매력을 빛내고 있다.
순식간에 지나간 배달 오토바이 번호판과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잠깐 눈 돌린 사이에 큐브를 완성하는 등 백승유(이도현 분)가 가진 수학적 능력은 첫 등장부터 강렬하게 와 닿았다. 평범한 도시 곳곳의 공간도 수학으로 해석될 만큼 특별한 재능을 가졌지만, 그저 카메라 안에 조용히 담아둘 뿐 세상일에 무신경한 모습에서는 깊은 고독감을 느끼게 했다.
학구열이 뜨거운 아성고에서 전교 꼴찌라는 타이틀 말고는 존재감 없던 백승유는 사실 10세에 MIT를 입학해 12세에 돌연 자퇴한 수학 천재. 백민재라는 원래 이름을 지운 탓에 그의 존재는 잊혀져 갔지만 백승유는 여전히 MIT 시절 언저리에 머무른 채 살고 있었다.
‘수학을 좋아하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행동은 수학을 밀어내 본 적 없는 그의 진심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옷과 모자에 큼지막하게 박힌 라마누잔의 수 1729, 카메라에 꽁꽁 숨겨 놓은 기하학적 형태들이 그것. 특히 수학 교사 지윤수(임수정 분)가 낸 문제를 지나치지 못하고 증명한 장면은 그 안에 숨겨둔 열망이 얼마만큼인지 가늠케 했다.
지윤수의 가르침에 솔직함을 배우고 용기 내는 법을 익힌 그는 드디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나아가 세계 수학자 올림픽에 당당히 학교 대표로 출전하는 기회까지 얻어냈다. 하지만 ‘특별한 아이’라는 말만 들어도 발작을 일으킬 만큼 극심한 트라우마가 다시 한번 그를 사정없이 괴롭혔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포기하려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까지 붉혔다.
때문에 스스로 만든 벽을 깨고 나와 스피치 무대에 오른 4회의 한 장면은 과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 소년의 재기를 알리는 신호탄임과 동시에 지독했던 성장통의 마침표를 의미, 강한 전율과 함께 물밀 듯한 여운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백승유는 수학을 향한 진심만큼 자신을 보듬어준 지윤수를 향한 특별한 감정도 커지는 중이다. 지윤수만 보면 저도 모르게 새어 나오던 미소가 이제는 저조차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가고 있는 것. “내 마음대로 될까요? 뭔가에 빠지고 빠지지 않는 게...”라며 지윤수를 바라보던 표정은 애틋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진정성 넘치는 연기로 매력을 더하고 있는 이도현의 모습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는 tvN 15주년 특별기획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에서 계속된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사진ㅣ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