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감독”…유태오의 팬데믹 생존기 ’로그 인 벨지움’[종합]

‘로그 인 벨지움'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유태오가 "전혀 실감이 나질 않는다"면서도 "생존하고 싶어 찍었다"며 간절하고도 생생한 연출 소감을 밝혔다. 프로듀서로 함께 한 아내를 비롯해 동료 배우 천우희 이제훈에게도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유태오는 23일 서울 CGV 용산에서 진행된 자신의 주연·연출작인 '로그 인 벨지움'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벨기에에서 해외 드라마 촬영 중 갑자기 팬데믹이 시작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러 유럽 나라 국경을 막아버리고, 동료 배우들은 영국인이라 돌아갔다. 스태프들도 벨기에 각자 집으로 돌아가 혼자 남게 된 거다. 갑자기 한국행 비행기 표도 취소되고, 아내하고만 영상 통화를 하는 그런 상황이었다"며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니 만에 하나 내가 당시 뉴스에 보도되고 있던 바이러스에 걸린다든지, 이 호텔방에서 나쁜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생기더라. 그래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외롭고 두려워 일상의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었던 게 영화가 된 것"이라며 "에세이 같은 영화다. 현실을 바탕으로 상상을 가미해 속마음을 표현했다. 감독이란 말은 쑥스럽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극장에 틀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 해외에서 친구들에게 보여줬고, 엣나인필름의 도움으로 한국 촬영 분량을 늘려 마무리 작업까지 해 완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및 편집을 함께 한 아내 니키 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태오는 "연기도 그렇지만 연출을 하게 되니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아내가 옆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줬고 한국 촬영 분을 함께 찍고 편집 노트를 같이 했다. 그래서 크레딧에 함께 이름이 올라갔다. 프로듀서 역할을 해준 것"이라고 고마워 했다.
이어 "(천우희, 이제훈에게) 밥 한 끼 사줄테니 영화도 보고, 영화 보는 모습을 찍어도 되냐고 양해를 구했다. 도와주겠다 해서 정말 고마웠다. 진짜로 우리가 원래 놀듯이 지냈던 시간은 편집됐다"며 "모이면 같이 보드게임도 하고 먹고 논다. 셋 다 술을 안 먹어서...드라이 하면서도 솔직하고 유쾌하고도 기분 좋게 지낸다. (두 배우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내 심장을 몸에서 찢어서 접시에다 옮겨서 드리는 그런 심정"이라며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지만 진솔하게 소통하면 뭔가 통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이 영화도 만들었다. 뜻깊은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로그 인 벨지움'은 팬데믹 선포로 벨기에 앤트워프 낯선 호텔에 고립된 배우 유태오 그리고 영화라는 감수성이 통한 가상의 세계에서 찾은 진짜 유태오의 오프 더 레코드를 그린다. 내달 1일 개봉.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