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유튜브 '근황올림픽'에 개그맨 이성호가 출연, 근황을 전했다. MBC에서 PD로 근무하기도 했던 이성호는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에서 '성호야'라는 코너로 얼굴을 알렸다.
사회자가 "많은 사람들이 '웃찾사'의 '성호야'라는 코너로 기억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성호는 "그렇다. 그 프로그램은 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무명 개그맨 시절 아이디어 회의 도중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다 때려치우고 내려 와'라고 크게 말씀하셨는데 그것이 재밌다며 동료들과 코너로 발전시킨 것"이라며 '성호야'의 탄생 비화를 밝혔다.
이성호는 "'웃찾사'는 경쟁 구도였다. 저의 경우 3~4년이 지났을 때 첫 코너를 만들게 됐다. 그 전에 수익이 생기려면 방송에 나와서 한 컷이라도 나와 엑스트라 출연을 해야 된다. 그 때 막내들이 (그런 방식으로) 한 주에 30만원 대를 받았다"고 수입이 적어 힘들었던 때를 말했다.
이어 이성호는 "공채 개그맨이 됐는데 다른 것 할 시간이 어딨나. '웃찾사'에 올인하고 성과를 낼때까지 승부수를 띄워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 힘든 '웃찾사' 시절에 결핵에 걸리셨다고"라는 질문에 이성호는 "맞다. 치료를 제때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성호는 "반지하에 살면 빛도 잘 안들고 밥도 잘 안 먹는다. 결핵에 걸리면 잠을 잘 못 잘 정도로 기침을 한다. 피를 토하기도 했다"면서 "피를 토하는 것을 보면서 우울감에 더 빠진다. 일도 안 풀리고 돈도 못 벌고 건강 나빠지고"라며 무명 개그맨 시절 악순환에 빠졌던 때를 회상했다.
사회자가 "MBC에서 PD로 연출 일을 하다가 왜 개그맨을 했나"라고 물었다.
이성호는 "MBC에서 '느낌표', '이승철의 라라라', '서태지 심포니'에서 연출부로 참여했다. 제작자로 일을 해 보니까 카메라 앞에 서고 싶더라.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 SBS에서 합격 전화를 받았는데 몸이 부르르 떨렸다"라며 개그맨 합격 당시를 소회했다. 이성호는 "그렇게까지 개그맨이 돼 좋았는데 결과적으로 잘 안풀린 것이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이라 말했다.
개그맨이 되기 전에 유튜브를 먼저 시작했던 이성호. 이성호는 "당시 방송인 유병재가 '유튜브 너무 잘 보고 있다'라고 말해줬다. 그런데 저는 그 후에 개그 프로그램에 더 집중한 것이고, 유병재는 유튜브를 더 많이 찍어 지금 성공한 것이다"라며 엇갈린 타이밍을 아쉬워했다. 이성호가 유튜브를 하던 시기는 유튜브가 지금만큼 대중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웃찾사 폐지 이후 이성호는 방송사 '피키캐스트' 크리에이터, 광고 회사 팀장 등 다양한 커리어를 쌓았다. 이성호는 "코로나 이후 번아웃이 와서 일을 그만뒀는데 취업을 다시 못하겠더라"라고 말했다.
이성호는 "지금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중이다. 이전의 실패를 통해 더 성장하는 느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결핵에 안 걸릴 수 있는 체력이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말
마지막 인사로 이성호는 "시국이 많이 어렵다. 그럼에도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계신 분들이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라며 마무리했다.
이성호는 현재 구독자 수 13만명을 보유한 자신의 유튜브 '다깐다'에서 개그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임서현 스타투데이 인턴기자]
사진| 유튜브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