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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경이’ 리뷰 사진=JTBC |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JTBC 주말드라마 ‘구경이’는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이다. 첫 방송 전부터 배우 이영애의 출연은 물론, 그의 망가짐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첫 방송과 함께 이영애의 파격 변신은 신선함을 자아냈다.
‘구경이’의 묘한 매력을 이끌어내는 주요 인물은 역시 구경이 역의 이영애였다. 그는 기존의 우아함은 확실히 접어버렸다. 10대들의 게임 말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꾀죄죄한 복장과 부스스한 머리, 다소 흠칫하게 만드는 과자 부스러기 먹방, 양주를 병째로 마시는 행동, 천연덕스럽게 이불을 덮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 등으로 큰 충격을 선사했다.
이렇게까지 이영애의 파격 변신을 볼 수 있는 작품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제대로 망가졌고,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관전 포인트가 됐다.
꾀죄죄한 이영애의 모습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그 속에서 포착된 묘한 예리함이 언밸런스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살인자 K(송이경, 김혜준 분)와 대립하면서, 날카롭게 파고들어가는 분석력,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의심하고 보는 모습 등은 너저분한 외형과는 확실한 대비를 이뤄 웃다가도 진지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탈바꿈했다.
캐릭터만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연출도, 스토리마저도 범상치 않았다. 사건을 설명하는 모습과 사건을 동시에 보여주며 전단지로 이어지는 연출, 살인 사건을 연극 무대처럼 이어지게 하는 연출, 사건을 추적해가며 추리하는 탐정에 빙의된 듯한 연출, 구경이에서 이경이로 넘어가는 연출 등 매 회 독특하고 신박한 방식이 등장하며 감탄을 유발했다.
또한 스토리도 꼬이고 꼬였다. 범인을 대놓고 K라고 알려줬다. 그렇지만 잡지를 못한다. 이를 추적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얽히고설킨, 경고와 반전의 향연, 구경이와 송이경의 과거도 단단히 연결되어 있음이 드러나며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예상을 빗나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도 있었다. K가 자신의 존재를 눈치챈 산타(백성철 분)를 해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오히려 되로 쫓기고 있는 모습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여기에 반격을 하듯 이영애의 조력자인 나제희(곽선영 분)과 경수(조현철 분)를 위험에 빠뜨리는 반전 엔딩까지 선사하며 앞으로 펼쳐질 K와 구경이의 대치에 긴장감을 더했다.
‘구경이’는 극 초반이지만, 이상하고 독특하지만 점점 몰입되게 만드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소 낮은 시청률 속에서도, OTT 플랫폼 등에서는 상위권을 기록하며 통한 것.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받고 있다. 그만큼 충분
앞으로는 아직까지도 미스터리한 김해숙의 역할, 이영애의 남편 최영준의 죽음에 얽힌 비밀 등이 풀어져갈 예정이다. ‘구경이’는 마지막까지 이상하지만 독특한 퍼즐들을 더욱 매력적인 스토리로 완벽하게 끝맺을 수 있을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