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마이 네임` 김진민 감독은 "누아르가 남성의 전유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공| 넷플릭스 |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마이 네임'은 '오징어 게임'에 이어 전 세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 세계 OTT 순위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마이 네임'은 TV쇼 부문 스트리밍 세계 3위까지 올라갔다.
작품이 공개된 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한 김 감독은 소감을 묻자 "월드 랭킹이라는 것에 대한 감각이 잘 없다"면서 "'오징어 게임'이 깔아둔 판에 살짝 올라 간 느낌"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누아르 장르 작품 대부분이 남성 주인공을 앞세우는 것과 달리 '마이 네임'은 여배우 한소희를 원톱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누아르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성별로 차이점이 생기는 부분도 아니다"면서 "대본을 읽어보니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더라. 작가님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복수를 하고 스스로 자신이 누군가인지를 찾아가는 내용인 것 같더라"고 첫 인상을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깊은 이야기와 복수의 끝에서 복수란 뭔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다른 누아르, 언더커버 작품과 차별점이라고 생각했다. 또 여성 주인공이기 때문에 액션과 주인공에 대한 설득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액션이 설득력 있으면 이야기가 설득력을 가지지 않게 될까 싶었다"고 말했다.
![]() |
↑ 김진민 감독은 `마이 네임`의 원톱 주인공 한소희를 극찬했다. 제공| 넷플릭스 |
김 감독은 액션 장면이 힘을 갖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며 "커트를 많이 찍어서 설계하는 방법이 있고 배우가 직접 하는 방법이 있다. 촬영 여건이나 제작 기간 상 모든 것을 할 수 없어서 배우가 직접 하는 쪽으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와이어 액션 등 현란한 액션을 배우가 직접 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무술 감독에 요청했고 한소희에게도 직전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액션을 했다는 말을 하기 힘들거라고 했다. (액션 대역 배우에 비해) 조금 부족해도 직접 하는 게 더 낫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더 좋게 봐준 게 아닌가 싶다"고 한소희를 칭찬했다.
그동안 한소희는 JTBC '부부의 세계', '알고있지만,' 등 전작에서 여리여리하면서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줬다. 세련된 도시 여성 이미지의 한소희에게 어떻게 여성 원톱 액션물을 제안하게 됐을까.
김 감독은 "만났을 당시 굉장히 예쁘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아직 주인공 자리에 올라 선 적은 없는데 곧 주인공을 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의 배우였다"면서 "지금 저 친구를 유혹해서 액션을 시키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기회는 오지 않을 것 같더라. 이미지가 서늘하면서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액션을 하면 여러 매력이 확 다가올 것 같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다만 액션을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됐다. '진짜 할까? 아프고 힘드니까 안 한다고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끝까지 그런 말 없이 해내더라. 박희순과 오빠처럼, 친구처럼 지내면서 호흡을 맞춘 게 한소희의 액션이 진정성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소희는 화려한 액션 뿐 아니라 섬세한 감정 연기로 주인공 지우의 서사에 힘을 더했다. 김 감독은 "한소희 스스로가 이뤄낸 가능성"이라며 추켜세웠다.
"액션을 하다가 '대역 해주세요'라고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끝까지 그런 말을 안하더라고요. 또 지우는 액션 뿐 아니라 감정 연기도 중요했는데 배우에 달려있는 문제고 고통스러워하는 장면도 있었어요. '네 마음 속에 모든 게 들어있을 거다. 잘 들여다 보면 나올거다. 네 자신을 믿어라'고 했어요. 잘 맞서고 감정을 이끌어내더라고요. 메이크업도 안하고 나왔습니다. 캐릭터 때문인 점도 있지만 화장 하고 안하고 무슨 차이가 있나 싶을 정도로 가만히 놔둬도 예쁘더라고요."
![]() |
↑ 김진민 감독은 `마이 네임`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제공| 넷플릭스 |
한소희 외에 안보현, 이학주, 장률 등도 전과 다른 캐릭터로 호평을 받았다. 배우들의 성공적 변신에 대해 김 감독은 "연출은 선택만 하고 배우가 해내야 하는 것"이라며 배우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전필도 역을 맡은 안보현에 대해서는 "안보현은 '이태원 클라쓰' 악역이 재미있었지만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더라. 그래서 고민하고 만났고 전필도 역을 잘 해내줬다"고 말했다.
악역 도강재를 맡아 화제를 모은 장률에 대해서는 "이전 작품에서 작은 역할로 함께 했는데 버리다시피 했다. 다시 만나지 말자 했는데 진짜 나쁜놈 역을 맡으면 잘하지 않을까 했다. 다만 디렉션을 많지 주지 말고 두려고 했다"면서 결과물에 만족스러워했다.
동천파 두목 최무진의 오른팔 정태주 역을 맡은 이학주에 대해서는 "이시대 제대로 된 넘버2가 누가 있을까 싶었다. 혼란을 줄 인물로 선정했는데 한 컷 한 컷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작품에서 엄청난 것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극찬했다.
배우들에게 주문한 것이 있는지 묻자 김 감독은 "'근육량이 늘어야겠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