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령X배해선 '청와대로 간다', 오랜만이라 거 반가운 정치 풍자극[종합]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제공｜웨이브

수상한 정치의 시절, 모처럼 웃고 즐기며 볼 수 있는 정치 블랙코미디가 온다. 제목부터 신선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다.
9일 오전 웨이브(wavve)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청와대로 간다’)(극본 크리에이터 송편, 김홍기, 최성진, 박누리 등/연출 윤성호)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청와대로 간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이정은(김성령 분)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김성남(백현진 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동분서주하는 1주일간을 배경으로 한 웃프고 리얼한 현실 풍자를 펼치는 정치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정치 블랙코미디 장르라는 데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연출을 맡은 윤성호 PD는 "무조건 재밌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흥미진진하고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면 되겠구나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현실적인 모습을 많이 담긴 했지만 특정 인물을 저격하기보단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아이러니에 방점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김성령. 제공｜웨이브

배우 캐스팅 비화도 밝혔다. 윤PD는 "2011년 때 김성령 배우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면서 고등어 파스타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고 운을 떼며 "미스코리아 출신이지 않나. 오랜 팬이었다. 김성령 배우를 생각하면서 쓴 캐릭터가 항상 내 작품의 주연에 있었다. 결국 10년이 걸려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윤PD는 "김성령 배우를 떠올리며 장관 캐릭터를 썼다. 스포츠 스타 출신의 장관으로 했는데 중간에 뭔가 필요할 것 같아서 상무에서도 근무하고 해외 파병도 다녀왔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보수도 진보도 뭐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인물을 만들었는데 다른 채널에서 특전사 훈련을 받고 있는 김성령 배우의 모습을 보면서 '이거다 싶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령 역시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을 때다. 그때 스스로 쉴 수 있는 작품이었던 드라마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만났다.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윤PD와의 전작을 언급했다. 그는 "요즘도 바쁘게 촬영하고 있다가 감독님의 콜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연기 인생의 또 다른 활력소가 될 수 있고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기분 좋게 참여하게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배해선에 대해서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봤는데 배우님이 연기한 팀장 캐릭터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며 "저 분이 야당이지만 실세 의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백현진에 대해서는 "백현진 배우라고 하기엔 쑥스러운게 동경했던 아티스트다.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저희한테는 아이돌같은 분이었다. 언제부턴가 TV드라마에서 악역을 많이 맡아서 하시더라. 승승장구할 때 같이 해보자 싶었다"고 했다.
또 윤PD는 "이학주 배우도 알고 지낸지도 오래됐지만, 항상 캐스팅을 하고 싶었다. 더 잘나갈 거 같아서 역시 승차 해보자 싶었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배해선(왼쪽) 김성령. 제공｜웨이브

배해선은 ‘차정원’의 눈빛에 특히 신경썼다며 “남녀, 강자와 약자, 노인과 젊은이 등의 분류가 차정원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두려움이 없어서 나타나는 차정원만의 여유로움을 눈빛에 실으려고 노력했다. 더 넓은 시야로 연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이정은과 차정원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이정은은 곰같은 여우, 차정원은 여우같은 곰으로 비유할 수 있다”며 “작품 끝까지 본 뒤 어떤 인물이 칼을 쥐고 있는지 꼭 확인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 내내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인 윤PD는 세 가지 강점을 꼽으며 최근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여성 서사'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첫 번째 강점은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점. 윤PD는 “두 번 봤으면 했다. 장관님이 연기를 하면 다른 측근 캐릭터가 있는데, 다 뭔가를 한다. 보통 한 인물이 뭐 하면 기다리는데, 그렇다고 산만해지지 않는 선에서 뭔가를 하는데 그게 포인트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강점은 짧은 호흡이다. 윤PD는 "두 번째 포인트는 30분씩, 12부작인데 쓸 때 6부작이라 생각했다. 30분 하고 중간광고하고 파트1, 파트2인데 12부작의 1회, 2회가 파트1, 파트2일 것"이라며 "미국 파일럿 시리즈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강점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여성 서사다. 윤PD는 “올 한 해를 찍고 편집하느라 힘든 게, 버티게 해준 게 ‘골 때리는 그녀’(이하 ‘골때녀’)와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였다. 촬영할 때는 ‘골때녀’, 편집할 때는 ‘스우파’로 버텼는데 ‘청와대’가 그걸 잇는 세 번째 여성 서사가 됐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제공｜웨이브

특히 윤PD는 웨이브 독점 오리지널 작품으로 공개되는 데 대해 "저희가 웨이브를 선택한 게 아니라 웨이브가 저희를 선택해줬다"면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저희가 웨이브만의 메리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PD는 "저희는 웨이브 독점 공개 오리지널이다. 꽤 긴 시간 동안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 '웨이브의 메리트가 뭐가 있지?' 했을 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볼 수 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제작발표회 말미, 배우들과 감독은 '청와대로 간다'를 봐야만 하는 이유 5자 토크를 진행했다. 이학주가 "웨이브구독. 오직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다"고 센스 있게 시작한 데 이어 백현진은 "넘넘 보고파", 배해선은 "일케(이렇게) 된이상"을 언급했고 김성령은 "무조건봐봐"라며 열혈 시청을 홍보했다.
또 윤PD는 "반전에 반전"이라고 작품에 대한 강렬한 자신감을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로 간다'는 12일 오전 11시 전편 공개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