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여정.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
배우 윤여정(74)이 늘 새로운 역할에 목마르다며 “난 모험이 좋다. 아주 용감하거나 무식하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가 4일(현지시간)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윤여정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가디언 기자와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 문제는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그는 배우가 될 계획조차 없었다며 “그건 우연이었다”고 말했다.
1960년대 후반 서울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TV 스튜디오에 방문했다가 진행자에게 관객들한테 선물 받윤여정은 는 역할을 도와달라고 요청을 받았다. 이후 큰돈을 받았고 다음주 열리는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 프로그램의 주연 자리를 맡았다고 들려줬다.
윤여정은 1971년 TV 드라마 ‘장희빈’에서 주연을 맡아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영화 제작사로부터 여러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는 “보통 가난한 여자가 부자 남자를 만나 가족의 반대로 결혼이 이뤄질 수 없는 내용이었다. 다 똑같아서 재미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올해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을 당시 언급했던 김기영 감독을 만나 영화 ‘화녀’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화녀’는 지금의 기준에 봐도 파격적으로 간통, 강간, 낙태. 살인, 자살, 심지어는 쥐 떼까지 등장한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 내 계급 차이와 가부장적 전통을 꼬집는다.
가디언지는 당시 남성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윤여정은 솔직하고 열정적인 새로운 유형의 독립적인 한국 여성을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윤여정은 “난 한국에서 미의 기준은 아니다. 여배우가 되려면 외모가 출중해야 하고 연기는 상관없었다. 그들에게 난 이상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좋은 쪽으로. 현대적이고 순종적이지 않은 모습 말이다”고 말했다. 이는 혼자서 아이들을 키운 자유분방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연기 경력을 포기했으나, 1987년 조영남과 이혼 후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혼녀’라는 딱지 때문에 처음에는 영화 제작자들이 일을 주길 망설였고,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어떤 역할인지는 상관 안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냥 일했다”고 돌아봤다.
영화 ‘바람난 가족’ ‘하녀’ ‘죽여주는 여자’ 등에서 파격적인 역할을 맡은 그는 “이런 역할이 두렵지않다. 내 삶이 아닌 누군가의 삶일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몇년 간 ‘윤식당’ 등 예능에 출연하며 새로운 경력을 쌓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여정은 아직 ‘오징어 게임’을 보지 못했다며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것 같아 집에 갈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징어 게임’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해서 “한국에 좋은 영화는 항상 있었다. 세계가 지금에서야 주목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윤여정은 “난 모험이 좋다. 아주 용감하거나 무식
윤여정은 지난 9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제12회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배우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