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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영수. 사진|'놀면 뭐하니?' 방송 캡처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78)가 '인생 조언'으로 주말 저녁 TV 시청자들에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오영수는 16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의 ‘뉴스데스크+’에 전격 출연했다. 전세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의 001번 참가자 오일남 역으로 활약한 오영수였지만 여타 출연진과 달리 예능 출연도, 광고 섭외도 고사했던 그는 이례적으로 '놀면 뭐하니?' 출연 소식을 알려 일찌감치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뉴스데스크+' 초대석에 나선 오영수는 앵커 유재석, 미주와 마주한 인터뷰에서 최근 근황부터 인생 조언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먼저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연락이 많이 온다.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저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 딸이 도와주고 있다”며 “붕 뜬 기분이고, 스스로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출연 계기를 묻자 그는 “‘오징어 게임’이란 놀이의 상징성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을 찾아내는 감독의 혜안을 좋게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 황 감독은 영화 ‘남한산성’ 때 제안을 줬는데 다른 일 때문에 참여 못 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찾아줘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답했다.
앞서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인터뷰에서 오영수를 “젊은 생각을 가진 배우”라고 말했다. 이에 오영수는 “나이가 들면 열정이 사라진다. 내가 그런 모습이다.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된다. 나만 나이를 먹고 배우들이 다 젊다. 내가 조금 과장되게 젊은 척을 했다.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려고 그런 것”이라며 “모든 배우가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어린아이처럼 놀기도 했다. 즐거운 촬영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456억 원이 실제로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란 질문에 “우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조금 편하게 해주고, 사회에도 기부하고 싶다. 내 나이에 나에게 뭘 하겠냐? 소유욕은 크게 없다. 단지 딸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아내에게 못 해 준 것도 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체력관리 비결로는 ‘평행봉’을 꼽았다. 그는 “60년 됐다. 10대부터 했다. 지금도 하루에 50번씩 한다. 젊은 시절에 이사를 자주 하지 않나. 동네에 평행봉이 있냐를 찾았다. 일생의 동반자”라고 밝혔다. 가장 행복할 때는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날 '뉴스데스크+' 초대석은 '오징어 게임' 오일남 관련 이야기 외에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베테랑 배우 오영수의 다양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친구가 극단에 다니길래 한번 같이 찾아갔다가 하게 됐다. 동기는 우습게 됐는데 시대의 어떤 것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외칠 때 밀려오는 느낌, 환희라고 할까. 그런 걸 느끼면서 배우로서 긍지를 느끼게 됐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 지금은 인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며 연기한다”고 말했다.
또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갈 때가 있다. 그런데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에게 이긴 거다. 모두가 승자다.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승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애쓰면서 내공을 가지고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이 승자가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다.
고민에 대해서는 “특별히 고민은 없다. 염려가 있다면 가족과 같이 잘 살아가는 것이다. 염려하고 기대하면서 바람이다. 욕심 안 내고 산다. 작든 크든 살면서 많이 받아왔다. 받았던 모든 걸 남겨주고 싶은 생각이다. 쉽게 예를 들면 산속에 꽃이 있으면 젊을 때는 꺾어 가지만, 내 나이쯤 되면 그냥 놓고 온다. 그리고 다시 가서 본다. 그게 인생과 마찬가지다.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 그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오영수의 발언을 담담히 듣고 있던 러블리즈 미주는 계속된 그의 말에 울컥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 오영수는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화제가 돼서 뜻깊게 생각한다. 저 또한 국제적인 배우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우리 말 중에 좋아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란 말이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 이 자리에 와서 아름다운 공간에서 아름다운 두 분을 만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여러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오징어 게임' 속 성기훈(이정재 분)만의 '깐부'가 아닌, 모든 이들의 '깐부'가 된
한편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세계 90여개국에서 1위에 등극, 글로벌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