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전 '버블코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낸시랭. 사진| 강영국 기자 |
12일 낸시랭은 서울 종로구 경운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개인전 '버블코코'(Bubble Coc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전시는 낸시랭의 시그니처 고양이 캐릭터인 코코샤넬을 팝아트로 캐릭터화한 새로운 도전이다. 기획부터 완성까지 3년이 걸린 이 전시회는 아크릴 물감 캔버스 작품부터 캔버스 유화 작품, 아트 토이, 조각 작품 등 다양한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톡톡 튀는 예능감으로 대중에 알려진 낸시랭은 예능 속 이미지가 더 친숙하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사, 석사 졸업 이후 대학원부터의 첫 개인전을 시작해 국내외에서 개인전, 기획전, 그룹전 등에서 100여차례 작품을 선보여온 유망 작가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힘든 시기를 지나온 낸시랭은 이번 개인전에서 희망이 가득한 자신의 분신 '버블코코'를 통해 힘들었던 개인사를 잘 넘기고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모습을 보여줬다.
↑ 개인전 '버블코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낸시랭. 사진| 강영국 기자 |
낸시랭은 "이번 개인전은 '버블코코'라는 제목으로 기획부터 완성까지 3년간 노력을 많이 했다. 28점 신작으로 선보인다. 지난 3년 스칼렛, 터부 요기니 시리즈를 선보여 왔다면 이번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태어나서 처음 진행해본 영상 작품. 미디어 아트 작품 선보이게 됐고 아트 토이 3종류와 인생 가장 큰 대작인 벽면 한 곳을 메우는 9.7m 하이버 리얼리즘 유화 작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캐릭터가 제 작품 곳곳에 나온다. 가족같은 코코샤넬을 작품으로 처음 탄생시켰다. 버블코코는 코코샤넬이 작품으로 나온 것"이라며 늘 함께 다니는 코코 샤넬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꼬질꼬질 많이 늙었다. 13년간 해외, 전시, 방송까지 함께하며 늙었다. 제 분신같은 고양이 코코샤넬이 아트 통해 영생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고 행복, 희망을주는 아이콘으로 탄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코샤넬은 혼자다. 아트 속에서는 커플로 영원히 외롭지 말고 행복하라고 블랙과 화이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개인전 '버블코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낸시랭. 사진| 강영국 기자 |
낸시랭은 "(준비할 때) 많이 힘들고 몸도 아팠지만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결실을 맺게 돼 보람차고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힘든 와중에도 (많은 관객 분들이) 오프닝때 안전수칙 잘 지키며 개인전에 와서 하나같이 '작품을 보니 행복하다. 기분이 너무 좋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그 부분이 너무 좋았다"며 "작가로서 버블 코코라는 캐릭터를 만든 이유가 사람들이 어려운 현대미술, 팝아트를 몰라도 '기분 좋다. 행복하다' 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은사님들 평론가분들 다들 긍정적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빨간 딱지(판매 표시)가 많이 보이지 않나. 성과가 있어서 작가로서 굉장히 감사하고 기쁘다"고 덧붙였다.
낸시랭은 그동안 왕진진과 이혼 소송 등 힘든 시간을 겪어왔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작품에 반영되기 마련이나 이번 신작들은 긍정과 행복,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이에 어떻게 준비를 한 것인지 묻자 "삶의 희노애락이 있는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이어 "역사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을 보면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한 삶의 레코드가 있다. 여성으로서는 비참하고, 아픔을 겪었지만 예술가 낸시랭으로서는 (일련의 사건들로) 굉장히 자양분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어두운 터널은 끝이 날거라고 생각한다. 이혼 서류 부분이 3년이나 걸렸지만 완전히 청산이 됐고 족쇄 풀린 듯 자유롭다"고 당당하게 덧붙였다.
낸시랭은 또 "사람은 극과 극이 함께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시련 속에 있을 때도 '버블코코' 캐릭터를 생각하며 긍정, 행복의 아이콘이 되고 싶고 아트를 통해 저도 위로 받고 치유를 받을 생각이 있었다"면서 "아티스트들은 진정성 중요시하는데 작가 작품을 통해 나오게 되어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홍대 미대에 다닐때 지도교수님이나 여러 교수님이 '작가는 작품으로 승부한다'고 하셨었다. 이 말이 굉장히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사생활에 관해 (여러 사람들이) 위로도 해고 비난도 했지만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저는 아티스트니 작품으로 승부하면 된다. 긍정적 에너지와 행복을 받는 게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낸시랭은 "제가 벌써 40대 중반이다. 누구나 힘든 일을 겪는다. 저 역시 힘든 일을 겪으며 '진정한 행복이 뭘까. 작가로서 지금부터 미래까지 해야 할 게 뭔가' 수도승같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많은 걸 깨달았고 저는 천상 예술가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낸시랭이 과거 방송 활동을 많이 하며 유명해진만큼 사생활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구설에 오른 만큼 쉽지 않을 시간이었을 터. 낸시랭은 "사실 제 자신이 혼돈과 고통과 슬픔 속에 있었어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까지 에너지를 쓸 수 없었다. 시간 지나서 보니 '제가 잘못한 선택으로 고통 받는 것은 맞지만 관심이 많구나' 싶더라. 그걸 다른 측면에서 보니 제가 유명 여배우, 대스타도 아닌데 대한민국 많은 분들이 낸시랭이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 갖는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17년 암투병을 하다가 돌아가셨고 제가 가장이 되면서 작품과 방송 활동을 했다. 예술계에서는 '방송 그만하고 작품에만 몰두해라'라고 했었다. 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아픈 엄마가 계시고 가장인데 고정 수입이 없으니 병행해야 했다"고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어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13년이 됐다. 혼자가 되어 세상에 치이면서 예술가로 성숙하게 됐다. (그런 가운데 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았고 갤러리 그림전에서 행복, 긍정의 아이콘이 나온 것에 만족스럽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낸시랭은 전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와 이혼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지난 2017년 12월 깜짝 결혼 발표로 놀라게 했던 두 사람은 결혼 10개월만에 파경을 맞았다. 홍콩 재벌의 혼외자 아들이라던 왕진진은 나이부터 이름, 재벌 아들이라는 주장까지 모두 거짓이었으며 특수강도, 강간 혐의로 수년간 징역살이를 했던 것과 고(故) 장자연 사건 편지 위조, 사실혼, 사기 사건 연루, 전자발찌 착용 등이 차례로 드러나 놀라움을 자아냈다.
낸시랭은 왕진진의 논란에도 감쌌으나 부부 싸움 중 자택에서 물건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했으며 리벤지 포르노, 감금, 살해 협박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고소, 이혼 소식을 알렸다. 낸시랭이 가정법원에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이혼청구를 인용하고 왕진진에게 낸시랭에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과 대법원은 왕진진의 항소를 기각했다. 왕진진은 낸시랭과 이혼 소송과 별개로 형사 사건 재판도 받고 있다. 횡령·사기·상해·감금 및 성폭력범죄처벌에관한특례법 위반 등
'버블코코' 전시회는 오는 19일까지 갤러리 그림손에서 진행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