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같이 가줄 게요. 딸도 보고, 바다도 가요. 어차피 난 갈 데도 없으니까.”
거장 임상수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최민식 박해일 주연의 '행복의 나라로'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축제의 포문을 열었다.
베일을 벗은 영화는 그동안 냉철하고도 이성적인 시선이 돋보였던 임 감독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따뜻하고도 순박한 매력이 돋보이는 힐링 로드 무비였다.
오랜 기간 복역해 온 죄수 번호 203(최민식)은 나이가 들어 늙었다. 그가 바라는 건 하루 빨리 출소해 세상으로 나가는 것, 그래서 사랑하는 딸을 만나는 거다. 그런데 갑자기 몸에 이상이 있음을 느낀 그는 병원에서 뇌종양이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이대로 생을 마감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탈옥을 결심한다.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식(박해일)과 함께.
일찌감치 영화계의 주목을 받아온 영화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이고 따뜻하고도 씁쓸하다. 임상수 감독의 죽음에 대한 직관, 삶의 방식에 대한 질문 그리고 소중한 답변이 담겨 있다. 죽음을 앞둔 죽은듯 살고 있는 두 남자의 일생 일대의 일탈을 발랄하게 담아냈다. 무거운 주제를 쉽고 담백하면서도 산뜻하게 그려내 뒷맛도 깔끔하다.
최민식은 연기 명장다운 감정 연기로 극을 묵직하게 끌어간다. 묘하게 사랑스러운 박해일 역시 ‘웃픈’ 하모니를 절묘하게 이뤄내며 편안하게 어우러진다. 다만, 이엘·윤여정은 돈·권력의 상징적 여성 캐릭터로 등장해 특별출연 해 딱 그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임 감독 역시 이에 공감하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죽음에 관해 생각하게 되더라. 지인들의 부고를 하나둘 접하게 되는 나
영화는 제73회 칸국제영화제의 '2020 오피셜 셀렉션'에 초청된 바 있으면 국내에서는 이날 첫 공개됐다. 국내 개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러닝타임 101분.
[부산=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