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된 JTBC 토·일 드라마 ‘인간실격’에서는 악플 고소 건으로 경찰서에 다녀온 부정(전도연 분)이 아란(박지영 분)을 찾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전포고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한편, 강재(류준열 분)의 첫만남을 곱씹던 부정은 삶의 의지를 잃은 순간 또 다시 강재와 마주쳤다.
이날 오전 부정은 집에서 강재가 줬던 손수건을 빨며 지난 강재와의 만남을 떠올렸다. 버스에서 내리려는 강재를 부정이 붙잡았고, 강재는 당황했지만 부정 옆에 앉았다. 이어 "다음번에 내려드리면 그게 제일 편하시겠냐. 그래도 계속 같이 타고 갈 순 없다. 또 잡히면 많이 곤란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럴 수 있다. 사람이 너무 슬프고 그러면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의지하고 싶고. 제 말은 너무 창피해 할 필요 없다는 그런 취지다. 다음에 내려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강재는 "더 하실 말씀 있으시면 제 번호라도 드려야 하나"며 "요즘엔 옛날 90년대처럼 연락처 주고받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신저는 뭘 쓰냐, 문자만 하냐고 물었다. 부정은 "위아래로 한참 쳐다보다가 톡 쓰냐고 하는 거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부정은 "손수건 값 드리겠다"며 "혹시 거스름돈 있냐"고 물었다. 강재는 "손수건이 350불이니까"라며 5만원을 그대로 가져왔다. 강재는 "날이 날이라서 그런가, 나보다 더 슬픈 사람을 봐서 그런가. 괜히 마음이 훅하고 철렁하고 그러는 게 착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재는 "그건 제 선의고, 이건 그쪽 선의고. 그렇게 정리할까요?"라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강재는 엄마 미선(강지은 분)네 집을 찾아가 돈을 요구했다. 강재에게 미선은 "돈 다음달에 주면 안되느냐"고 물었다. 강재가 "돈 없는 거냐"고 묻자, 미선은 "돈이야 늘 없는 것"이라 말했다. 강재는 "그래도 그렇지 하나밖에 없는 아들한테 어떻게 30만원도 못 주냐"고 말했다. 이어 "나 사랑하냐. 돈이 사랑이다"라고 덧붙였다. 미선은 "다음달에 주겠다"고 약속했고, 강재도 "그러자. 일주일 이자 3만원씩이다"라고 말했다.
미선은 집을 떠나는 강재에게 "다음주에 오라"고 했다. 영문을 모르는 강재에게 "생일인데 미역국 먹으러 와야지"라고 말했다. 강재는 "나 몇 살이냐"고 물었고, 미선은 "스물일곱이지. 지 나이도 모르고"라고 답했다. 미선은 "엄만 27살에 뭐했냐"는 강재의 질문에 "아빠랑 너 학교 보냈다"고 말했다. 이 대답에 강재는 신발끈을 묶다 멈칫했다. 이내 "어른이었네"라고 말했다.
부정은 아란(박지영 분)의 사인회를 찾아갔다. 부정은 "낮에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갔다왔는데 형사님이 저 보고 싶어하신다고 그러시더라"고 말을 꺼냈다. 아란은 "다신 안 그런다고 싹싹 빌러온거면 너 날 잘못 잡았다"고 말했다. 부정은 "선처해달라고 빌러 온 거 아니면 가보라"며 "너랑 이럴 시간 없다"고 말했다. 아란은 "왜냐. 안 가면 옛날처럼 한 대 칠 거냐"고 말했다. 당황한 아란은 "5분만 쉬었다 하자"고 소리쳤다.
과거 부정은 아란의 대필 작가였다. 부정은 "책 잘 읽었다. 한 글자도 안 고치고 그대로더라. 21세기에 자꾸 편지쓰게 하지 말고 약속 지키라"고 말했다. 이어 "고소는 당신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질 때 우리 둘 중 누구에게 더 불리할까. 나는 지금 못할 게 없다"고 말했다.
부정은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 창숙(박인환 분)과 대화했다. 창숙은 부정을 향해 "조그만 게 혼자 얼마나 속을 썩였을까"라며 마음 아파했다. 부정은 "낮에 정수 만났냐"고 물었다. 창숙은 "누구 만난 게 중요하냐. 아버지가 알아야지. 아무리 해줄 게 없어도 알아야지"라고 말했다. 이어 "큰 오해가 있었던 거냐. 욕이라곤 바보 똥개밖에 모르는 애가. 무슨 오해가 있었던 거지"라고 물었다.
이에 부정은 "맞다. 아버지 말이 맞다. 오해가 있었다"고 거짓말했다. 또 "경찰서엔 언제 가냐. 자식은 환갑이 돼도 자식이다. 아버지도 같이 가겠다"는 창숙의 말에 부정은 "안 와도 된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다 해결됐다. 옛날에 책 만들 때 알고 지내던 사람인데 나한테 좀 섭섭했나보더라. 만나서 다 풀었다. 경찰서에서 안 와도 된다더라"고 말했고, 창숙은 그제서야 미소를 지었다.
부정은 아란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아란은 "대체 원하는 게 뭐냐"며 "네가 도배한 게시판마다 찾아가서 글 지우느라 우리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아냐"고 화냈다. 부정은 "소리 지르지 마라. 당신은 대체 이 상황에 나한테 할 말이 고작 그거밖에 없냐"고 소리쳤다.
부정은 "당신 말대로 난 인간 이하다. 그러니 나한테 용서나 자비 따위 바라지 마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서 들락날락거리며 늙은 아버지까지 앓아 눕게 만들었는데 내가 눈에 뵈는 게 있겠냐"며 "기대해라. 내가 아는 모든 이야기들. 당신 잊고 있던 것까지 다 보게 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부정은 "너 죽고 싶냐"는 아란의 말에도 "어떻게 알았냐. 나 죽고 싶은 거. 너무 다 창피해서 당장이라도 죽고 싶다. 난 당신 때문에 직장도 잃고 아이도 잃고 모든 걸 잃었다. 근데 나한테 고작 미안하다 말 한 마디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서 나를 이렇게 만드냐"며 울부짖었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