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질` 류경수가 영화를 봐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공|NEW |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류경수(29)가 이번엔 납치범으로 돌아왔다.
류경수는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에서 황정민을 납치한 빌런 조직의 2인자 염동훈을 연기했다.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 영화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속에서도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세 번째 100만 돌파에 성공했다.
류경수는 ‘인질’의 뜨거운 반응에 “그저 감사하다. 어려운 시국에 지금 영화를 봐주시는 분들은 정말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 생각하고 한 분 한 분 소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10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염동훈 역할을 거머쥔 그는 “누구에게도 오디션 본다고 말하지 않았다. 워낙 관심을 받고 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오디션을 많이 본 것 같더라. 이야기하는 것도 듣는 것도 왠지 불편한 관계가 될 것 같아 딱히 하지 않았다. 될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못 했다. 그저 후회 없이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오디션은 기회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움직이는 과정 중 하나인데, ‘인질’ 오디션 역시 마찬가지였다. 됐다는 연락을 받으니까 잘됐다는 마음보다도 부담감이 컸다. 시나리오를 보면 황정민 선배와 계속 붙어있고 뭔가를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에 걱정도 됐다. 그 모든 건 결국 ‘어떻게 하면 더 잘 해낼까’라는 고민으로 바로 바뀌었다. 뽑아주신 것에 부응하기 위해 잘해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나를 다독였다”고 설명했다.
↑ `인질`에서 염동훈을 연기한 류경수는 탱탱볼 같은 느낌을 주려 했다고 밝혔다. 제공|NEW |
염동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 캐릭터로, 류경수는 ‘탱탱볼’ 같은 느낌을 살리려고 고민했다.
그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부분은 ‘탱탱볼’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느낌의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였다. 나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라이아이스를 만졌을 때 가끔 뜨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엄청 차가운 것을 잡아도 불처럼 뜨거운 거다. 염동훈을 그런 캐릭터로 해석하고 접근했다”고 밝혔다.
‘인질’을 이끈 선배 황정민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황정민 선배와 같이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 어떤 평이 나올까 싶어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되고 궁금했다. 다행히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헛되지 않았구나’ 생각하게 되더라. 선배님은 아주 어렸을 때, 갓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우러러봤던 선배님 중 한 분이다. 나중에 저런 배우와 연기할 수 있을까 상상하면서 공부했던 분이 눈앞에 계시니까 잘 믿기지도 않고 신기했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셔서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황정민을 때리는 신이 많아 걱정도 됐다고 밝힌 그는 “(김)재범 형이 부러웠다. 형은 때리는 신이 없었다. 처음엔 당연히 어찌해야하나 싶었는데 선배님은 무엇이든 제대로 하기를 원하시더라. ‘편하게 해도 된다’고 하셨다. 선배님부터 몸을 사리지 않으니 마음은 불편했지만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류경수는 황정민과 호흡을 맞춰 신기했다며,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제공|NEW |
황정민과 추격신 촬영 당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그는 “말도 안 된다고 느낀 적이 있다. 산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을 찍을 때다. 당시 나는 20대였고 선배님은 50대였다. 내가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젊으니까라는 마음으로 첫 테이크를 간 순간 바로 안 되겠다 싶더라. 선배님은 거의 뭐 날아다니는 느낌이었다. 계속 뛰기도 하셨지만 끝난 후에도 숨찬 느낌이 하나도 없어 놀라웠다. 체력적으로 굉장히 준비하게 철저하게 된 분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내가 선배 나이가 돼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선배님을 만나고 나서 바뀐 것들이 많다. 선배님과 함께하면서 두 번 고민할 것을 세 번 고민하게 됐고, 다섯 번 고민할 것을 여덟 번 고민하게 됐다. 고민하다 보면 더 좋은 것들이 반드시 나오더라. 그런 마인드에 있어서 되게 큰 것을 얻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 류경수는 계속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제공|NEW |
2007년 SBS 드라마 ‘강남 엄마 따라잡기’로 데뷔한 류경수는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전에는 다양한 작품에 조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묻자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포기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게 아니면 안 될 것 같더라. 연기를 그만두면 내가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 것 같고, 뭔가 큰 것들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 것 같아 오히려 연기를 포기할 자신이 없었다. 계속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왔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쏟아진 호평과 관심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무엇보다 크다. 예전에 어디 영화사나 그런 곳에 프로필을 보내도 아무도 관심 안 가져 주시고, 안 불러 주셨던 시간이 꽤 길었다. 지금 나에게 관심 가져 주시고 불러 주시고 내 연기를 좋게 봐주시는 모든 반응이 감사하다. 그냥 계속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적어도 촬영하는 동안 만큼은 오로지 연기해야 할 인물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글리치’ ‘정이’까지 차기작을 줄줄이 확정 지으며 ‘열일’을 예고했다.
그는 “새롭고 신선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기 위해 꾸준히 고민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