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실격’ 전도연 류준열 허진호 감독 사진=JTBC |
2일 오후 JTBC 새 주말드라마 ‘인간실격’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현장에는 허진호 감독과 전도연, 류준열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진솔하고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허진호 감독은 ‘인간실격’을 설명할 수 있는 세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그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서 두 배우가 만나는 느낌들이 두근두근거렸다. 이 두 배우가 만나서 극 중 역할에서 정말 그들의 상처를 토닥여주는 느낌도 있었다. 그러면서 작은 감동들이 느껴지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라고 소개했다.
5년 만에 나란히 복귀를 하게 된 전도연과 류준열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와 소감을 전했다. 전도연은 “일단 긴장되고 떨리고 부담이 된다. 주변에서 하는 드라마를 더 많이 돌아보게 되고, 하나하나 더 따지게 되고, 계속 신경이 쓰인다. 많이”라고, 류준열은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영화 많이 보고 있지만 드라마는 언제 하냐’라고. 가린 건 아닌데 그렇게 돼서 아쉬운 부분이 됐다. 그런 부분에 대해 답을 드릴 수 있어서 좋다. 드라만의 매력이 있지 않냐. 긴 호흡으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전도연은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똑같다. 대본이다. 무겁고 어두운 작품은 피하고 싶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보자 했는데 또 다시 어둡지만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인간실격’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그는 “굉장히 많이 울었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부정한테 감정이 많이 이입이 됐다. 사람들한테 질문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어떻게 전도연이 아무것도 되지 못한 부정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나. 모순적인 부분에 질문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류준열 역시 “시나리오가 중요했다. 감독님과 어떤 배우와 작업하는가도 중요한데, 데뷔 전부터 극장에서 늘 보고 즐겼던 작품들을 두 분이 함께 해주셔서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 시나리오가 좋은데 두 분과 함께 한다? 이러면 무조건 하겠다가 아니라 ‘제발 좀 써주십시오’ 느낌으로”라며 “책이 나한테 들어 왔지만, 언제 뺏길지 모르니까 대본을 안 읽어 보고 결정했던 것 같기도? 그 정도로 빨리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강재(류준열 분)의 매력으로는 “이번에도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기존의 작품들과 결이 다르다. 이전에는 성장하고 깨우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있다면, 본인이 생각했던 정답이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될 수도 있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고, 그랬을 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길 잃은 인물. 그 길을 잃었을 때 외로움과 씁쓸함이 기존의 청춘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 매력을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 ‘인간실격’ 제작발표회 사진=JTBC |
또한 두 사람은 각자의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류준열은 “부정(전도연 분)은 멋있는 사람이다. 자기가 느끼는 감정들이나 이런 것들을 어떻게 솔직할 때 표현할 때도 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서 안고가는 지점들이 성숙하다”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강재의 매력은 따뜻함이다. 벼랑 끝에, 세상 끝에 서있는 것 같지만 그런 자신보다 누군가를 더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그런 모습이 강재의 매력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간실격’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영화가 아닌 첫 드라마를 도전작품이기도 하다. 허진호 감독은 “나도 드라마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용기도, 자신도 없었다. 김지혜 작가의 대본을 받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용기도 생겼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고 전도연도 이야기를 했지만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라는 것이 어떤 특별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무엇인가를 이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느낄 수 있는 보편적 아픔과 슬픔이 와닿았다. 그런 용기를 갖고 드라마를 시작했는데, 고생은 많이 했다. 영화를 세 편, 네 편 만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네 개의 대본을 읽었는데 전도연과 류준열을 생각했다. 그렇게 자기 생각한 배우와 참 어려운 일이다. 그거는 시기도 잘 맞아야 하고, 그 대본을 좋아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찍을 수 있던 게 큰 행운이었다. 너무 좋았다”라고 답했다.
또한 류준열은 강재를 연기하며 “‘공감’에 중점을 뒀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오늘 우리 이야기를 많이 할테지만 다른 이야기도 많이 읽었다. ‘인간실격’은 시청자들과 같이 챙겨보지 않을까. 책으로만 읽었던 장면들을 시청자의 입장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라,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챙겨보지 않을까 싶다”라며 “강재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별난 직업? 별난 직업이라면 직업일 텐데,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평범한 고민들을 하고 있고 남들이 하는 것을 하고 싶어서 간다. 그들이 가고 싶고 도달하고 싶은 길은 다 똑같은, 평범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예고한 전도연은 “부정에게서 설레임을 느꼈다. 벼랑 끝에 있고 죽음과 맞닿아 있는데 강재를 만나면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했고 작지만 그런 빛을 찾아가는 설레임이 큰 힘이 됐다”라며 “명백하게 ‘인간실격’으로 규정지어 나를 생각한 적 있지만, 배우로서 삶도 있지만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면 완성되지 않고 부족하고 좌절도 하고 채워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삶을,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삶을 살지 않을까”하고 털어놨다.
한편 류준열은 “‘인간실격’이라고 느낀 적은 그렇다. 늘. 실격했지만 안했다고 부정하지만 그러지가 못하다”라며 “이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준에 오히려 부합하고자 노력한다기보다는 또 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기준에 따라가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요즘 들어 더 그런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티저에서도 드러나듯 강재라는 캐릭터는 ‘돈이 사랑이야’라고 말하는 캐릭터다. 이와 관련해 류준열 “인간으로서 보통,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한 인간으로서 강재가 고민했던 것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나도 그런 사람이고. 강재가 드라마가 진행되면 될수록 ‘돈이 사랑이야’라고 확신을 갖고 있던 선택들 이외에 선택을 한다거나 옳다고 믿은 것에서 흔들리는 지점을 살고 있지 않나”라고 짚었다.
전도연은 류준열을 ‘물불 가리지 않는 타입’이라고 인정했고, 이를 들은 류준열은 “전도연을 처음 만나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첫 이미지가 굉장히 여유있고 뭔가 달인으로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동안에 고민도 많이 하고 괴로워하고 어려워 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경력은 얼마 안되지만 찾았던 여유나 그런 부분을 점검하게 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건 위로가 많이 됐다. 나도 고민을 하고 있지만, 전도연도 같이 고민하고 오랜 시간 연기했지만 괴로워하는구나에 대해서 치열했다”라고 밝혔다.
티저가 공개될 때마다 ‘어나더 감성’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전도연과 류준열은 서로의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전도연은 “류준열이 안할 줄 알았다. 남자 배우들은 크고 화려한 작품들을 하고 싶어해서, 소소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까 생각했다. 류준열의 ‘돈’이라는 작품을 봤는데 강재를 한다고 했을 때 그 이미지들이 많이 떠올랐다. 한다고 했을 때 조금 의외였다. 모니터할 때 친구들한테 물어본 게 ‘우리 잘 어울려?’를 많이 물어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류준열은 “전도연이 한다고 해서 스케일 있는 작품인 줄 알았다. 내가 한다고 했을 때는 이미 전도연이 캐스팅된 상태였다.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데뷔하고 처음 전도연을 만났을 때 한 시상식 가는 엘리베이터였다. 그때 인사를 드렸는데, ‘굿 와이프’라는 방송을 앞두고 있어서 너무 떨리신다고. 그 인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첫만남이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냐. 다음 드라마가 5년 만이고, ‘인간실격’이고, 나에게 제안이 왔다고 했을 때 그 첫만남이 떠올랐다. 그 설레는 모습들이 기억에 남고, 이 드라마를 통해 또 설레셨으면 좋겠고, 나와 함께 했을 때 그랬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전도연은 “제목처럼 인간에서 실격됐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서 나를 볼 수 있는. 내가 가진 환경이나 무엇이나 되고 싶었던 좌절이나 공허함이 아닌 사람을 돌아보게 되는 작품이 아닐까. 큰 사건이나 미사여구가 화려하지 않지만, 인간이 느끼는 풍부한 감정들이 제일 재밌는 볼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류준열은 “인간이
[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