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하면서도 현실적이고, 아름답지만 쌉싸름하다. 설레는 풋풋함에서 성숙하게 무르익기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마침내 마주한 끝맛은 여운이 진하다. 보배의 발견, ‘영화의 거리‘(감독 김민근)다.
영화는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일’로 만난 한 연인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다. 유능한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인 ‘선화’는 부산 토박이로 자신의 일에 자신감과 당당함이 넘친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녀이지만 촉망받는 영화 감독으로 성장한 전 연인 ‘도영’과 마주하면서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무엇보다 한선화 이완 두 배우의 ‘투샷’과 ‘케미’는 기대 이상이다. 두 배우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직구’로 표현하는 당찬 ‘선화’와 과묵하고도 속이 깊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답답한 면도 없지 않은 츤데래 ‘도영’으로 각각 분해 디테일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초반부 사투리를 쓰는 일부 대사들이 다소 어설프게 느껴지는 구간도 더러 있지만 극이 진행 될수록 안정감을 찾는다.
지방 청년들이 마주하는 현실적 고민과, 그것으로 인한 연인 간의 갈등, 선택의 기로에서 마주한 이별을 어떻게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지를 자연스러운 ‘ing’로 생생하게 살려냈다. 주인공 도’영’과 선’화’의 물리적이고도 심리적인 거리인 동시에 영화 속에 나오는 거리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제목 또한 센스가 탁월하다.
오랜 만에 만난 이완의 얼굴에 반갑고, 첫
오는 9월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77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