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선 조센징, 韓에선 쪽발이”...유도 안창림이 밝힌 재일교포의 아픔

↑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 안창림. 사진l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kg 동메달리스트 안창림(27)이 재일교포로 겪은 설움을 털어놨다.
안창림은 지난 18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의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특집에 럭비선수 안드레 진, 정연식, 양궁선수 강채영, 장민희, 안산 등과 게스트로 출연했다.
안창림은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교포 3세다. 2013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전일본학생 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일본의 귀화 제의를 뿌리치고 한국으로 왔다. 도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그는 동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다.

↑ 재일교포 안창림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밝혔다. 사진ltvN

MC 유재석은 안창림에게 “재일교포로서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고 들었다”라고 물었고, 안창림은 “제일 큰 건 아무래도 시합을 거의 못 뛰었다. 그래서 목표 의식을 갖기가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유재석이 “시합을 못 뛴다는 뜻이 뭐냐”고 하자 안창림은 “제가 한국 국적이니까 일본 선발전 같은 대회에서 못 뛰었다. 그래서 1년 1~2개 시합만 뛸 수 있었다. 그래도 제가 뛸 수 있는 시합 중 제일 2곳에서는 제가 다 1등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목표로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해 당시 대학 감독님께 ‘저는 바로 한국에 넘어가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자 감독님이 ‘조금만 더 생각해봐라. 이제 넌 일본 귀화를 해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그건 진짜 아닌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또 안창림은 일본에서 지내며 '조센징'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토 습격 사건(재일교포를 혐오하는 집단이 교토 조선제1초급학교에 몰려와 대낮에 1시간 동안 욕설을 퍼부으며 난동을 피운 사건) 당시 제 동생이 학교에 있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울고불고 했다고 한다. 그 이후 트라우마가 생겼고, ‘일본 사람한테 절대 지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데 재일교포 안창림은 한국에 와서도 편견 섞인 시선에 설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안창림은 “일본에서는 친구들과 있으니까 크게 못 느꼈는데 한국에 재일교포가 혼자니까 심한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쪽발이', '일본놈'이라고 하더라”라며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다른 사람들한테 절대 편견을 갖지 않고 살아야겠다’라고 결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안창림 말을 들으니 부끄럽다", "여기저기서 겪은 설움에도 누구보다 건강한 심신의 안창림, 응원한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