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하정우(왼쪽), 가수 휘성. 사진I스타투데이 DB |
최근 건실한 이미지의 톱스타 하정우(본명 김성훈, 43)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 큰 충격을 안겼다. 하정우에 앞서 수차례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부인해 온 가수 휘성(본명 최휘성, 39)이 올해 초 결국 혐의를 인정하며 대중의 신뢰를 잃었고,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본명 손가인, 34)도 같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으면서 추후 활동이 불투명해졌다.
↑ 프로포폴. 사진|연합뉴스 |
하지만 마약처럼 환각 증세를 나타내고 정신적 의존성이 높아 위험성이 지적돼 왔다. 오남용 시 호흡기나 심혈관 기능이 떨어져 사망 위험도 커질 수 있어 전문가들은 우울증 등 불안 증세나, 성형 시술 목적을 핑계로 이 약물을 오남용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를 표한다. 불법 투약 적발시 벌금이 너무 적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 배우 하정우. 사진I스타투데이 DB |
충무로 톱스타 하정우가 첫 재판에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을 인정하면서 팬들은 충격에 빠졌고, 영화계는 초긴장 상태다. 관련 책을 쓸 정도로 걷기 마니아인 건강한 이미지의 하정우라 파장이 더 크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24단독(박설아 판사) 심리로 하정우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첫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하정우에게 동종 전력이 없고 투약 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 1000만원을 구형하며 추징금 8만8749원도 함께 요청했다.
하정우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강남 소재 한 성형외과에서 10차례 이상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와 친동생, 매니저 등의 명의로 투약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하정우는 이에 대해 “여드름 흉터로 피부과 치료를 받아왔고 레이저 시술과 같은 고통이 따르는 경우 수면마취 상태에서 치료받기도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이 5월 말 하정우를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재판부가 6월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이날 법정에 선 하정우는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더 신중하고 모범을 보여야 했는데 동료와 가족에게 피해줘서 사죄드린다. 만회할 수 있도록 선처 부탁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하정우는 프로포폴 재판을 위해 율촌 태평양 바른 가율 등 10대 로펌의 변호사 10인을 선임했다. 충무로 캐스팅 0순위인 하정우이다보니 재판 결과가 촬영을 마쳤거나 출연 예정인 작품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 사진|스타투데이DB |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가인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지난 6월 30일 뒤늦게 알려졌다.
가인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다음날인 7월 1일 "가인과 소속사 모두 사회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먼저 잘못을 사과드리지 못하고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더욱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숙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소속사는 가인의 에토미데이트 불법 투약에 대해 "그간 활동 중에 있었던 크고 작은 부상들의 누적으로 오랫동안 극심한 통증과 우울증, 중증도의 수면 장애를 겪어왔고 그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가인의 에토미데이트 투약은 성형외과 의사가 약사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가인은 에토미데이트가 마약류로 지정돼 있지 않아 함께 기소되지는 않았고, 4차례에 걸쳐 투약 받은데 대해서도 '치료 목적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해 처벌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프로포폴 투약 사실이 밝혀져 약식기소, 벌금형을 받았다.
가인은 앞서 2017년 6월 당시 남자친구였던 배우 주지훈의 지인이 대마초를 권했다고 폭로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의혹을 받은 남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 마약류 음성 반응이 나왔고 경찰 역시 대마 관련 범죄사실을 의심할만한 단서나 증거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남성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먼저 대마초 권유를 폭로할 정도였던 가인이었기에 프로포폴 투약은 팬들에게 큰 실망과 충격을 안겼다.
↑ 가수 휘성. 사진I스타투데이 DB |
가수 휘성은 지난 2019년 12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한 혐의로 적발됐다. 경찰은 휘성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했고 2020년 4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불구속 기소된 휘성은 같은해 8월 재판에 넘겨졌고, 검찰은 지난 2월 1심 공판에서 공소 사실 대부분을 인정한 휘성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휘성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40시간과 약물치료강의 40시간 수강, 추징금 6050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중과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유명 연예인으로서 더 높은 준법의식과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며 "직업 특성상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심했고, 불면증과 우울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프로포폴에 중독된 것으로 보인다. 잘못을 뉘우치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불복해 9월 항소심 공판이 열린다.
무엇보다 휘성의 프로포폴 투약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휘성은 2011년부터 2013년 초 서울 강남 일대 피부과 등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2013년 군 복무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그해 7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당시 허리디스크와 원형탈모 등 치료를 위한 의료 목적으로 투약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 7월에는 마약 혐의로 강제 추방된 방송인 에이미가 휘성과 절친한 친구로 지내면서 2011년부터 함께 프로포폴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휘성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고, 두 사람이 극적 화해하면서 의혹은 일단락됐으나 오래 가지 않았다.
또 휘성은 프로포폴 투약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인 지난해 3월에도 서울 송파구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는가 하면, 한 달 뒤인 4월에도 광진구의 한 호텔 화장실에서 수면유도 마취제류 약물을 투약한 상태서 쓰러진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재계 인사와 더불어 연예계에도 프로포폴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2013년에는 배우 박시연, 이승연, 장미인애 등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적발돼 법적 처벌을 받으며 긴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올해는 뜻밖의 인물인 하정우, 가인 등이 프로포폴에 연루돼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누구나 프로포폴의 유혹에 빠져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진|소니뮤직 |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