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줏간(도축장)에서 도망친 물소가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닌다. 마을 남자들은 폭주하는 물소를 잡기 위해 나서고 이웃 마을 남자들까지 몰려드니,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졌다. 평화롭던 마을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버리고, 인간과 짐승의 구분이 사라져 버린 ‘물소 사냥’은 점차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광기로 변해간다.
‘잘리카투’(또는 살리카투)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수확축제인 퐁갈에서 진행하는 전통 있는 집단 경기를 말한다. 황소를 남자들 무리 속에 풀어놓으면 참가자들은 황소의 등에 올라타 최대한 오래 버티거나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는데, 이 과정에서 살벌한 장관이 펼쳐진다.
제작진은 원작 소설 S 하리쉬의 ‘마오주의자 Maoist’의 주요 배경인 고요하고도 평화로운 언덕 마을을 형상화하기 위해 소설 속 마을과 비슷한 남인도 현지에서 마을 주민들의 생활을 탐구하며 함께하는 시간을 거쳤고, 인도 케랄라 주 이두키 지구 카타파나를 촬영지로 최종 낙점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다소 생소한 남인도 문화는 스크린에서 생동감 있고도 다채롭게 담겼다.
소를 성스러운 존재로 여기는 힌두교도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인도지만, 케랄라 주는 기독교 종파 중에서도 가톨릭과 정교회가 강세를 띠는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영화 속에서는 소를 소유물로 간주하고 도축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영화는 제78회 골든골로브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인도 영화 대표로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후 수많은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예와 초청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제24회 부산국
올해 4월에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미개봉 신작을 중심으로 진행된 ‘설레는 극장전’과 제9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오는 8월 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3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