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된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이하 '씨네타운')의 코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무비 캐릭터 분석’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이 게스트로 출연, 영화 ‘툴리’를 소재로 얘기를 나눴다.
'툴리'는 독박육아에 지친 엄마에게 보내는 위로의 영화로 줄거리는 이렇다. 아직 엄마 손이 필요한 큰딸과 발달장애 둘째 아들, 갓난아이 셋째를 돌보느라 고단한 나날을 보내는 마를로가 안쓰러워서 친정 오빠가 야간 보모 툴리를 구한다. 능력이 있는 툴리 덕분에 마를로는 짐을 나눠서 지는 느낌이 든다. 어느 날 툴리와 마룰로가 드라이브를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놀라운 반전이 드러난다.
DJ 박하선은 “우는 아이를 두고 일을 하러 나가며 죄책감이 드는 엄마들을 위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고 물었다.
오진승은 “저뿐만이 아니라 아동 행동 전문가 모두가 동의하신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보다 밀도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 속 툴리를 봐도 계속 집에 있지만 야간 보모가 오기 전까지 과연 아이들에게 행복하게 반응하고 놀아주는지 의문이 든다. 같이 보내는 시간보다 밀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집중하고 반응해주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박하선은 “출산 후 몸의 변화로 인해 우울해지더라. 산후 우울감과 산후 우울증의 차이는 뭔가”라고 물었다.
오진승은 “산후 우울감을 영어로 베이비블루스라고 한다. 30~75% 정도 산후 우울감을 경험하기에 출산 경험이 있으면 대부분이 느낀다.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하고 육아 부담감과 아이에 대한 책임감, 일하시는 분들은 경력단절 걱정으로 일시적인 우울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산후 우울감은 2주 이상 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주 이상 우울감이 지속하는 것은 산후 우울증이다. 산후 우울증도 10~15%가 경험한다. 우울감과 다른 것은 우울증은 일상에 하나도 재미가 없고 수면 문제도 발생한다. 또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걱정이 과도해진다”라고 차이에 대해 말했다.
이어 “오래 지속하는 심한 산후 우울증은 아이를 해칠 것 같다는 두려움까지 느낀다”라며 “툴리를 보면서 ‘산후우울증을 (이렇게) 잘 표현한 영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오진승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또 가족들의 중요한 서포트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툴리도 하루를 잘 자고 나자마자 좋아진다. 그만큼 수면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은 많은 어머니들이 생각하지만 ‘이렇게 예쁜 아이를 낳았는데 우울한 거면 내가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잘 오시지 않는다. 그러나 출산 후 우울감은 호르몬의 변화로 발생하기 때문에 마음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다”라며 전문가의 도움을 강조했다.
오진승은 “산후 우울증으로 너무 아이한테 관심이 없거나 너무 집착하는 반응을 보인다. 양극단처럼 보이지만 너무 관심이 없다는 것은 지나치게 신경 쓰고 있다는 뜻과 같다”라며 같은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 부족을 겪는 마를로에 대해 박하선은 “잠이 부족하면 발생하는 증상이 있냐”고 물었다. 오진승은 “수면 부족은 우울감을 일으킨다. 또 조울증 중 조증이 수면 부족으로 발생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몹시 화가 나고 예민해진다. 그리고 기억력이 감퇴하거나 멍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사고의 위험성이 커진다. 잠을 못 잔 뇌는 술 마신 뇌와 똑같다. 잠을 못 자고 운전하면 음주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라며 수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불면증 치료에 대해 오진승은 “정신과적으로 확실한 것은 명상이다. 자기 전에 명상하면 마음이라든가 신체가 이완되면서 수면에 도움이 된다. 대신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조언한 뒤 “햇빛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엄마는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신건강의학과 오진승 전문의는 내과 우창윤, 이비인후과 이낙준과 함께 의학 상식을 다루는 ‘닥터프렌즈’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지영 스타투데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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