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공모전에 제출할 마지막 시를 못 끄낸 채 뒹굴대는 시인 지망생 '현실'이,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영감을 얻어 가는 한 여름의 컬러플한 기행을 담는다.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돼 호평 받은 신예 김종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작품은 영화와 시의 감각적인 만남, 고용불안과 상대적 빈곤 여기에 코로나19로 우울감까지 극심해진 불안한 청춘들의 고민을 현실감 있게, 그러나 어둡고 진지하지만은 않은 새로운 감성으로 담아내 색다른 위로를 전한다. 2030 세대의 현실 고민을 MZ 세대의 감독이 또 다른 색깔의 감각으로 포착해 동년배의 청년 세대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는 것.
극 중 시가 써지지 않아 생각이 산으로 가는 '현실'은 정말 산으로 향한다. 시는 안 쓰고 등산화 끈을 질끈 매고 씩씩하게 산길을 타는 그의 모습을 보자면 어이가 없으면서도 희안하게 그 엉뚱함과 명랑함을 응원하게 된다. 묘하게 공감되는 면도 없지 않다. 사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극도로 답답한 상황의 한복판에 놓여 괴로웠던 경험이 있다면 훌쩍 어디론가 떠나는 일탈을 통해 의외의 해결책을 찾아올 때도 있었을 테니.
감독은 주인공 '현실'을 통해 "정말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의 불안과 고민쯤은 유쾌한 농담 한 마디에 웃으며 털어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진지한 이가 건네는 유쾌한 농담, 혹은 유쾌한 사람이 건네는 진지한
오는 8월 12일 개봉.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