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앤서니 보데인의 삶을 다룬 영화 '로드러너'의 한 장면. 사진I연합뉴스 |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앤서니 보데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로드러너'가 AI 기술의 윤리 문제에 대한 논쟁으로 불 붙었다고 보도했다.
보데인은 생전 전 세계를 돌며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요리를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모았으나 3년 전인 지난 2018년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모건 네빌은 고인의 생전 동영상과 지인들의 인터뷰를 엮어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세상에 내놓았다. 보데인의 심리 상태를 추적하겠다는 의도에서 생전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도 소개됐다.
문제는 이 가운데 고인이 친구인 데이비드 최에게 보낸 이메일 중 "넌 성공했고, 나도 성공을 거뒀어. 그런데 넌 행복하니?"라는 부분이었다.
해당 장면의 내레이션은 이미 사망한 보데인의 목소리였다. 사망한 사람이 독백을 녹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뿐 아니라, 생전 음성 녹음으로 남겨뒀다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었다.
여러 의문에 네빌 감독은 결국 “해당 장면은 AI 기술을 사용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보데인의 생전 목소리를 분석한 AI 업체가 억양과 분위기까지 흉내를 내 이메일 내용을 음성파일로 변환시켰다는 것이다.
네빌 감독은 AI 기술로 보데인의 독백을 처리하기 전에 유족의 동의도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리얼리티가 생명인 다큐멘터리의 윤리 문제가 제기됐다.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존재하지 않는 음성 자료를 제작해 사용한 것은 관객의 신뢰를 배반하는 행위라는 질타와 함
일각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AI 기술의 사용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고든 퀸은 "이번 사안은 사소하다고 볼 수 있다"며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사용할 수 있다"고 감쌌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