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3' 박세리가 골프 인생을 되돌아 봤다.
8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에서는 박세리가 게스트로 출연해, 유희열, 김중혁, 신지혜, 이승국과 대화를 펼쳤다.
이날 박세리는 "제가 집의 둘 째로 태어나 저만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딱 입학했는데 육상이 너무 하고 싶었다. 육상부의 선발 기준은 모르겠지만, 수업을 열심히 듣던 중 제가 키가 좀 컸는데, 뒤에 앉은 애들을 운동장으로 나가라고 하더라"며 처음부터 골프선수가 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테스트를 통과해 육상을 시작한 그는 "스카웃 제의를 받아 육상으로 중학교를 입학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버지의 친구가 대회 출전을 계속 권했고, 견학차 골프 대회장에 갔다고 밝혔다. 그는 "생각 보다 또래가 많은 대회장에서 전국 골프 선수 1,2,3등을 소개받았고,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며 골프와의 운명적 만남을 회상했다.
후원사에서 LPGA 투어를 한국에서 개최했고, 세계적인 선수 20명 사이에서 상위권을 지키던 박세리는 "'잘하면 1등도 할 수 있겠구나. 여기서 우승하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3위를 했다는 박세리는 그 순간 "'큰 무대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기회라는 게 어떻게든 다 오는 것 같다. 어떻게, 언제 잡는 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세리는 "저는 미국들어갈 때 '3년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했다"며 "잔디, 기후 ,언어 모든 게 달랐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한국에 들어와야 할 것 같다. 후원사도 걱정하고 경기력도 예전 같지 않으니 한국에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셨다"며 "저는 '분명히 3년이라고 하지 않았냐. 혼자라도 남겠다' 말하고 한 달 후 우승했다"며 4개월 만에 LPGA 메이저 대회 우승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US오픈 경기중 연못에 공이 빠진 순간에 대해 박세리는 "공이 물이 아닌 샷이 가능한 게 보였다. 솔직히 가능하진 않았다. 앞에 있는 벽이 너무 높아서 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안전한 길보다는 그 안에 있는 걸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이게 정말 갑자기 온다. 어디가 아프거나 다쳐서 온 게 아니고, 어제와 오늘의 나가 너무 달랐다. 내가 하는 생각, 마인드 다 똑같은데 뭔가 달라진 느낌?"이라며 "그러다가 이젠 정말 감을 잃는다. 그게 너무 싫으니까 (자신과) 엄청 싸운다"고 말했다. 또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점점 모든 걸 더 쏟는다. 그 순간부터 다 끝난 거다"며 힘들었던 슬럼프를 밝혔다.
이어 그는 "기사도 그렇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도 안 보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냥 없어져 버릴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며 "그런 과정에 손가락 부상을 당해서 채를 못 잡게 됐다. 한인 부부의 추천으로 낚시를 하게 됐고, 그러면서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유희열은 "햇빛 알레르기가 있으면 골프를 못 치냐"며 질문했고, 이에 박세리는 "선크림 바르면 괜찮다. 저도 몰랐는데 잔디 알레르기하고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지 은퇴 얼마 전에 알았다"고 밝혀 MC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유희열은 "많이 모르시는 게 많다"고 말하자, 박세리는 "가끔 모르는 게 약이다"고 말해 주의를 폭소케 했다.
은퇴식의 눈물에 대해 박세리는 "'그냥 시원섭섭하겠지'라고 생각했다. 당일 아침까지는 신났다. 선수 생활 내내 긴장했으니까 '오늘로 끝이구나' 생각했다"며 "관중석 사이를 지나가자마자, 엄청난 팬분이 계시더라. 제 모자와 플랜카드를 들고 계시는 데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 눈물때문에 공이 안 보였다"고 밝혔다.
또 "후반전 들어서 점점 홀이 가까워질 때마다 홀을 세기 시작했다. 마지막 티에서는 조금 이상했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내가 가장 좋아했고, 원했었고, 빛났었던 이 장소가 더 이상 서지 못하기 때문에"라고 덧붙였다.
박세리는 "은퇴를 함과 동시에 올림픽 감독이 됐다. 116년 만에 올림핌이 됐던 거고 저한테도 의미가 컸고, 물론 부담감도 컸었다. 선수들이 부담감이 가장 컸는 데, 제가 감독을 맡음과 동시에 '메달을 딴 거다'고 말씀하시더라.
한편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은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과의 뜨거운 대화! 단독 토크쇼의 명맥을 묵직하게 이어가는 토크멘터리다.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
[박정수 스타투데이 객원기자]
사진 l KBS2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