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시기 이겨낼 수 있게 나를 도와준건 가족"
한국 유도계의 전설로 알려진 김재엽이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 뒤 한때 힘들었던 노숙 생활에 이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던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58) 동서울대학 경호스포츠학과 교수는 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청소년과 사회지도층의 ‘극단적인 선택’ 관련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부모님과 가족 등이 자녀에게 더욱 관심을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1984 LA올림픽 남자 60㎏급에서 은메달,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7 세계선수권대회, 1988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쓰는 등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그의 화려한 삶도 한 번의 실수로 깊은 수렁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1988년 올림픽 이후 선수에서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이후 1996년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제자에 대한 부당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며 결국 연금 중단 등의 중징계를 받고 유도계에서 퇴출당했습니다.
유도계를 떠난 이후 사업 사기 등 20억의 피해를 보게 된 그는 이후 휴유증으로 이혼에 이어 대인기피증까지 생겼고 결국 노숙생활을 하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것에 대한 정신적 압박이 심했다. 더 살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그의 어머니와 가족이었는데 김 교수는 “‘금메달리스트 김재엽이 아니다’며 삶의 의지를 심어 주고, 믿어 줬던 어머님이 나를 수렁에서 건졌다”고 말했습니다.
4년이라는 세월동안 방황한 끝에 김 교수는 38살의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고 2006년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낮에는 운전기사로 일하며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김 교수는 2004년부터 동서울대학에서 18년째 학생들을 가르치 있으며 현재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누구나 살면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영원히 갇혀 있을 것 같은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위기에 처하기 마련”이
이어 그는 “유도계의 전설로 불리던 나도 이런 불행하고 암울한 시기를 겪었다”면서 “힘들고 고난에 빠진 청소년들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나를 보며 용기와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