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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프로듀서의 바람대로, ‘곡성’과는 딴판이다. 다만, 차별화라기 보단 지나치게 다운 그레이드 됐다. 수위만 한껏 높인 ‘클리셰 범벅’이다.
캐릭터 간 팽팽한 긴장감도, 끝까지 풀어내고 싶은 수수께끼 같은 매력도, 자꾸만 곱씹게 되는 중독되는 맛도 사라졌다. 공포 그 이상의 오묘한 여운으로 호러 장르의 신세계를 연 ‘곡성’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힘만 센 단세포 아우,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니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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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다큐 형식을 선택한 영화는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조상신인 '바얀 신'을 섬기는 무당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이 그녀의 조카 ‘밍’에게서 원인 모를 이상 증세를 포착하며 이들 사이 벌어지는 세 달간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만큼 영화에는 기괴하고 잔혹하며 선정적인 장면이 적잖게 등장한다. 신을 믿지 않던 주인공 ‘밍’은 집안의 업보와 각종 원죄로 점점 변해 가는데 그 과정에서 온갖 1차원적인 공포 요소와 폭력적 요소를 다 집어넣었다. 이를 촬영팀의 카메라를 통해 관객이 접하기 때문에 공포는 즉각적이며 예측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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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영화 ‘곡성’에서 보여줬던 무궁무진한 ‘생각거리’, ‘이야깃거리’가 없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수수께끼 같은 장면들, 촘촘히 구성된 플롯과 어떤 선정적 장치 없이도 충격과 공포를 몰고 온 클라이막스라든지. 셀 수도 없이 독특했던 ‘개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130분이란 길고도 긴 러닝타임 동안 수위만 높은 1차원적 자극에 한없이 노출되니 스릴보단 피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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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관람불가. 7월 14일 개봉. 러닝타임 130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