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 사진|스타투데이 DB |
지난 30일 경기 용인시 소재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승리의 군사재판 24회 기일이 열렸다. 오전 9시30분 시작된 공판은 오후 9시 30분까지 이어졌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 나선 승리는 특수폭행교사를 비롯해 성매매 알선, 성매매, 불법 촬영, 횡령 등 상습도박 등 자신이 받고 있는 다수 혐의에 대해 강력 부인했다.
승리는 2015년 12월 30일 강남 모 포장마차 내실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방을 불쑥 열어본 손님 A씨, 또 다른 손님 B씨와 시비가 붙자 유인석 등이 포함된 단체채팅방에 이를 알렸고, 유인석이 아는 모 폭력조직 조직원 C씨를 불러 A, B씨에 위협적 행위를 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특수폭행교사 혐의 공범으로 기소됐다.
하지만 승리는 현장에 조폭이 왔었다는 사실을 "수사 받으며 처음 알았다"며 자신이 조폭을 부른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그는 취객의 룸 입성 당시 상황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룸 문을 열고 들어와 아는 척을 하기에 대응하지 않자 '너 좀 나와봐' '좀 맞아야겠다'라며 다가오더라. 누군지도 모르지만 '죄송합니다' '기억 났습니다'라며 취객에 맞춰주며 상황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CCTV에 담긴 자신의 표정에 대해서는 "화가 났다기보다는 본인이 소속된 기획사 이야기를 하길래, 회사에 얘기 안하고 몰래 나온 걸 들킬수도 있겠단 생각에 걱정돼 표정이 어두워졌던 것"이라며 "연예인으로 살며 취객들과 수없이 많은 일을 겪었지만 나는 뭔가 일 생길 기미가 보이면 피하는 사람이다. 일 벌리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정준영, 최종훈 등에 이어 유인석도 도착했다. 사건 후 곧바로 자리를 뜨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금발머리에 눈에 띄는 복장이라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나가기 어려웠다"며 "자차가 없는데 회사 몰래 나온 거라 매니저도 돌아간 상황이었다. 강남의 콜차량을 불러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인석도 자신이 불러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으나 유인석에게 "바란 건 없다"며 빨리 콜차량이 왔으면 했다"고 말했다. 유인석과 함께 있던 지인이 사람(조폭)을 부른 것에 대해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몰래 나온 사실을 들킬까봐 걱정했다는 승리였지만 이후 소속사 사장 양현석에게는 본인이 먼저 이야기 했다고. 그는 "JYP 직원이라 하니 회장님 귀에 들어갈 것 같아 매도 먼저 맞자는 생각으로 말했다"면서 '시비 상대방에게 어떤 조치가 내려지길 원해 보고한 것 아니냐'는 군 검사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승리는 "내가 조폭을 불렀다면 혼내주는 걸 내가 직접 보고 싶지 않겠나. 혹은 나에게 사과하게 하거나. (하지만)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면서 "7년이 지나서야 조사 받는데 처음 받는 사람이 나오고, 시비 상대방도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승리는 "지난해 초 수사 종료 후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경기 남부서에서 연락이 오더라. 갔더니 내가 조폭을 불렀다며 '각오하라'더라"면서 "변호인 없이 혼자 가서 진술했는데 'YG에서 조폭 부른 게 아니냐'고 계속 추궁하더라. YG와 엮으려 하다 도저히 안되니 '양현석에게 폭행당한 적 있지?'라고도 묻더라"며 무리하게 진행된 경찰 조사 과정에 대해 술회했다.
진술조서에 담긴 내용들에 대해서는 "경찰이 조폭 부른 것으로 초점을 맞춰 말을 아 다르고 어 다르게 바꿨다"면서 "조사 당시에도 경찰은 음소거 CCTV를 보며 립싱크로 대화를 추론하는데, 나는 나에게만 음성이 안 들리는 건 줄 알았다"고도 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승리는 카톡 방에서 오고간 보복성 발언에 대해 "내가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친구들 앞에서 센 척 한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 될 언행도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선 증인 신문에서는 실제 사건 현장에 나선 조폭이 승리 아닌 유인석의 지인인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또 승리가 룸에서 만난 건장한 체격의 남성은 평소 알고 지내던 강남 음식점 사장으로, 현장에서 승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을 태우고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승리는 2019년 2월 불거진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며 17차례 경찰 조사 끝 지난해 초 불구속 기소됐다. 승리는 성매매알선, 성매매,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수폭행교사혐의 등 9개 혐의를 받고 있
한편 승리와 동일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유인석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민간법원에서 징역 1년 8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용인(경기)=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