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화 "진심 죄송"…KBS "입장 정리중"
강승화 KBS 아나운서가 임신 관련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으나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청원이 3,900여 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오늘(8일) 방송된 KBS2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에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결혼 10년 차에 접어든 딩크족 아내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가 임신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알고 보니 남편이 정관 수술을 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었고, 이에 아내는 남편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사기 결혼'을 주장했습니다.
사연 영상을 본 강승화 아나운서는 "사기까지는 좀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아이를 못 갖는 부부도 많다. 이런 일로 이혼을 하니 마니 하는 게 불편하다. 축복인 상황인데 이혼이 가능한 일이냐"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는 축복이다. 나이가 많아도 아이 덕분에 젊게 살 수 있다"며 "이왕 생긴 아이라면 잘 키우는 게 현명한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방송 후 한 시청자는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자에게 축복이라는 말을 한 아나운서'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습니다.
시청자는 강 아나운서의 발언에 대해 "시대를 역행하는 발언"이라며 "피해자가 버젓이 있는 상황임에도 가해자를 두둔하는 발언을 일삼는 것은 공영 방송사인 KBS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합의된 비출산에 거짓말로 아내를 속여 임신하게 만든 것은 범죄"라며 "이를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방송에서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면서 강 아나운서의 프로그램 하차와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올라온 청원 글이 한 달 안에 1천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KBS는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오후 9시 기준 해당 글에는 3,900여 명이 동의를 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강 아나운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범죄자를 옹호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남편이 아내를 속인 것은 나쁜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생명이 측은하다는 마음에 그런 발언을 한 것인데 여성의 마음에서 공감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강 아나운서의 사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KBS 측 역시 한 매체를 통해 "입장을 정리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강 아나운서는 2012년 39기 공채 아나운서로 KBS에 입사해 'TV쇼 진품명품', '우리말 겨루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